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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9주년 기획] 트럼프發 환율·금리·물가 ‘경고등’… “성장률 2%도 쉽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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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11. 12. 18:02

KDI "내년 성장률 2.2→2.0%로 하향"
원달러 환율 2년 만에 종가 1400원 돌파
한국경제 환율·물가·가계부채 3대변수
한국 경제는 이제 '트럼프2.0 시대'에서 시작될 세계경제질서의 지각변동에서 새로운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내년 1월 출범할 트럼프 정부는 한층 강화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우리 수출기업을 옥죄겠다며 벼르고 있다. '트럼프노믹스'가 거시경제 전반에 변동성을 키우며 환율·금리·물가에 모두 경고등이 켜지는 복합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안으로는 금리 인하의 길로 들어서면서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가계부채 문제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또 다른 부작용으로 억누른 집값이 다시 튀어 올라 내수를 옥죄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출 꺾이고 내수 부진…경제성장률 '1%대 추락' 우려

12일 경제계에선 내년 우리나라가 잠재성장률(2%)에 턱걸이하는 수준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늦어지는 내수 회복에 트럼프노믹스의 리스크를 반영해 내년도 성장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0%로 끌어내렸다. KDI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5%에서 2.2%로 낮추며 성장세 둔화를 예고했다.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말해주는 잠재성장률 전망은 더 암울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한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로, 경제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의 잠재성장률(2.1%)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한국의 경제 성장 동력이 힘을 잃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선 내년 상반기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식어가는 성장 동력을 극적으로 살려내긴 역부족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 온 수출이 둔화되는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KDI는 총수출 증가율이 올해 7.0%에서 내년 2.1%로 고꾸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관세장벽을 올리기 시작하면 내년 성장률 하방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생각보다 관세인상이 더 빠르게 진행되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인 2.0%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 1400원 '뉴노멀' 될까…"금리·물가 변동 경계해야"

더구나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 '안정세'를 자신했던 물가마저 다시 들썩일 수 있다. 이미 시장에선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 가치가 뛰면서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400원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보다 8.8원 오른 1403.5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2년 만이다. 여기에 미국 증시는 '트럼프 트레이드'를 등에 업고 사상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도세로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현재 시장에선 트럼프 정부가 본격적인 감세 정책을 펴기 시작하면 '환율 1400원'이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환율 상승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비롯한 우리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수출전선의 리스크 확대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증시의 악영향도 불가피하다. 향후 내수 진작을 위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의 파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환율과 맞물린 물가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국내 경제의 3대 변수로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전 세계 자국 이기주의가 확산될 경우 글로벌 금리 및 환율 전쟁으로 이어져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도 '경계모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으로 국내외 금융 여건이 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대출로 자금이 부동산과 같은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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