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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9주년 기획] ‘변동성 시대’ 돈의 흐름 주목… 달러·코인·금·美주식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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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11. 12. 18:05

美 우선주의 부활 속 국내증시 '침울'
트럼프 랠리 탄 뉴욕증시 新고가 경신
국내 동학개미, 서학개미 대이동 행렬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9만 달러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사진은 1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연합
유례없는 변동성의 시대를 맞아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고, 금과 비트코인 가격도 동시에 뛰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연말까지 지속되면서 돈의 흐름도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 강세와 함께 국제금값이 내년까지 온스당 3000달러를 넘어서고, 국내 주식시장 '동학개미'가 '서학개미'로 갈아타는 대이동 행렬도 길어질 전망이다.

12일 글로벌 자본시장은 '트럼프 랠리'의 열기로 뜨거웠다. 특히 11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4000선을 돌파하는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4.14포인트(0.69%) 오른 44293.13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81포인트(0.10%) 오른 6001.35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도 19298.76을 찍으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국내 증시는 '산업의 젖줄'인 반도체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등 대부분의 종목들이 무너지며 코스피 지수 2500선을 내줬다. 수출기업을 비롯한 주요 산업의 전망이 어두워진 데다 외국인 자금 이탈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가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은행의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41억70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로 이동하는 행렬도 길어지고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로 미국 증시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자금 유입과 평가액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지난 7일 기준 1013억6570만 달러(약 141조7295억원)에 달했다. 이는 국내 증시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 시총(145조10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도 이날 9만 달러에 근접했고, 선물과 옵션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상화폐 대통령(crypto president)'이 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에 가상화폐가 주류 자산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천정부지로 뛰던 금값은 최근 숨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향후 글로벌 시장 변동 파고의 크기에 따라 또다시 뛰어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킹달러(달러 초강세)'현상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공화당이 연방 상원과 하원까지 장악한 '레드 스윕'이 현실화된 가운데 중국 재정정책에 대한 실망감까지 더해지며 달러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주요 6개 통화와 비교한 달러화지수는 105.7까지 뛰면서 지난 7월 3일 이후 장중 최고치를 찍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자본 유출이 우려되는데, 향후 1450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 상승에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반영돼 있다고 평가하며 "트럼프와 시장의 허니문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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