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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파는 BYC 찐 효자 ‘부동산 임대업’…영업익 97%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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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5. 01. 09. 17:24

경기 불황 장기화에 섬유사업 부진
직영점 건물에 오피스텔·음식점 임대
일각 "기업가치 대비 주가 저평가"
속옷회사로 유명한 BYC가 사실은 수익의 대부분을 '부동산 임대업'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의 97%를 임대업에서 창출하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 여파로 속옷 장사가 예전만큼 신통치 않은 가운데, 부동산 임대업이 회사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시장에선 의류·섬유 산업 업종의 부진만을 평가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YC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섬유 부문 809억원, 건설·분양 및 임대 부문은 37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섬유 사업 수익은 4.4% 줄고 임대 관련 수익은 8.9% 늘었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에서 임대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섬유 부문은 20억원, 건설·분양 및 임대 부문은 1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임대 사업이 섬유사업의 수익성을 앞지른 건 지난 2015년부터다.

섬유 사업의 부진에는 경기 불황 장기화와 유니클로, 에잇세컨즈 등 SPA 브랜드의 유입, 국내외 다양한 속옷 브랜드들이 등장한 영향이 컸다. 실제 2017년 8% 수준이었던 BYC의 국내 속옷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6%까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시장에선 BYC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치만 놓고 봤을 때 회사 몸값이 크게 저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BYC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투자부동산의 장부금액은 453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BYC 자산총계의 83.5%에 속한다. 반면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1846억원, 주가는 2만9550원을 기록했다. 최근 3개월간 주가는 2반원 후반대와 3만원 초반 박스권에서 횡보 중이다.

3분기 말 기준 BYC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0.46배에 불과하다.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 PER가 10이하일 경우 저 PER주로 분류된다. PER이 낮으면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의미로, 그만큼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가 저평가 받고 있는 것은 속옷 사업이 이미 수많은 플레이어가 경쟁하고 있는 '레드오션'이라는 시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BYC 직영 매장 수는 5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직영 매장의 건물이 모두 BYC 건물이라고 가정하면 실제 자산가치는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BYC 관계자는 "직영점이 위치한 건물이 전부 회사 소유 건물은 아니고, 관계사 등이 소유한 건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백화점·마트 등의 입점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창업주인 고 한영대 회장이 BYC의 직영점 설립을 추진했고, 이후 고층으로 건물이 지어지면서 오피스텔·음식점 등 임대사업으로까지 이어졌다"며 "임대수익이 늘어난 건 과거 섬유사업 확대를 위해 분당이나 일산 등에 토지를 분양받았는 데, 이곳이 신도시로 편입되면서 토지 임대료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덩달아 확대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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