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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백인들의 축제’ 골든글로브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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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2. 01. 12. 11:41

기눈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초라했다. 관중도 없고 생중계도 없이 홈페이지에서 주요 수상작이 발표됐다. 레드카펫 행사도 열리지 않았다. 아카데미와 함께 미국 양대 영화 시상식으로 꼽히는 위상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도 있지만 현지 영화계와 유명 스튜디오의 시상식 보이콧 여파가 컸다. 이들은 백인 위주의 회원 구성, 성차별 논란, 부정부패 등을 이유로 골든글로브 시상식 보이콧 운동을 벌여왔다.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는 백인 위주의 보수적인 성향 때문에 ‘백인들의 축제’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아카데미가 먼저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2014년에 흑인 감독 스티븐 매퀸의 영화 ‘노예 12년’에 작품상을 안겼다. 흑인 감독의 작품이 수상한 것은 아카데미 최초다. 지난해에는 영화 ‘노매드랜드’의 중국계 미국인 클로이 자오 감독에게 작품상을,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에게 여우조연상을 안겼다.

골든글로브의 변화도 기대할 수 있을까. 각종 논란 속에 치러진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배우 오영수가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같은 부문 여우주연상은 트렌스젠더 배우 미카엘라 제이 로드리게즈가 수상했다. 성(性)을 바꾼 배우의 수상은 최초다. 지난해 각종 시상식의 여우조연상을 휩쓴 윤여정의 골든글로브 수상이 불발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수상은 불발 됐지만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를 두고 골든글로브의 변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이어지는 비판 속에 ‘보여주기’식 행사를 치른 것 아니냐는 의심도 여전히 존재한다. 골든글로브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명성에 어울리는 행보를 시작하길 기대한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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