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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확전 위기 중동, 꼼꼼한 대비책 미리 세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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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8. 04. 18:00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피격 사망으로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하니예는 지난달 30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찾았다가 다음 날 숙소에서 살해됐다. 이후 이란은 하니예의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피의 보복'을 다짐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최대 앙숙이자 중심세력인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면전에 들어갈 경우 지난 1973년 이집트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한 '4차 중동전쟁'에 이어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10개월째 전쟁 중이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와 예멘의 후티 반군도 이스라엘 공격에 가담하고 있다. 이어 이스라엘-이란 간 전면전까지 벌어질 경우 전선은 결국 중동전체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여타 이슬람권 중동 국가에서도 하니예의 죽음을 애도하는 시위대가 이스라엘 규탄 대규모 집회를 잇달아 여는 등 중동전체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중동 내 미군을 총괄 지휘하는 사령관이 중동으로 떠났다고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는 이란이 자국 영토 내 귀빈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르면 5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동 산유국이 몰려 있고 핵심 물류 공급망의 길목인 호르무즈해협 일대의 군사 분쟁은 수출 위주의 우리 경제에 결정적인 악재다. 해외 수입원유의 72%가 이란과 오만 사이 호르무즈해협을 거친다. 특히 후티 반군이 외국 선박을 공격하고 있는 홍해 일대는 우리나라 무역 물동량의 16%가 통과한다. 무엇보다 중동지역 전체로의 확전 위기는 오일 쇼크, 물류대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코로나19 이후 겨우 회복세를 보였던 세계경제의 침체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최근 대통령실 주재로 긴급 안보·경제 점검회의를 열고 중동 사태에 대한 단계별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고 하니 다행이다. 그러나 당장 에너지 수급과 물류 흐름 등에 큰 충격이 없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현실화될 경우 향후 사태의 전개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고 그 충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특히 러시아·이란과 한층 가까워진 북한의 대남 도발에도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확산일로의 중동발 충격이 경제, 민생, 안보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 정부는 여러 상황을 감안해 촘촘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비상시 원유 수급과 수출입 물류 흐름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대비책 마련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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