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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소비자물가 상승률, 30개월 만에 최저… 정부 “인플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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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4. 08. 16. 11:29

전월 대비 상승률 4%…긍정 전망 이르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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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AFP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정부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사실상 승리를 선포했다. 하지만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린다며 신중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게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라나시온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통계청(INDEC)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4%, 지난해 동월 대비 263.4%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으론 여전히 세 자릿수 고공비행을 하고 있지만 월간 기준으론 2022년 1월(3.88%) 이후 30개월 만에 최저치다.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12월 25.5%와 비교하면 월간 물가상승률은 1/6 수준으로 낮아졌다.

아르헨티나 정부 대변인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며 "기술적으로 인플레이션은 끝난(해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남은 일은 인플레이션이 무너져 내리는 걸 지켜보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경제부는 환전과 수출입에 부과되는 특별세 인하로 인플레이션 하강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며 오는 9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때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재정·통화 정책의 실기로 규정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치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후에는 가혹하기까지 한 초강력 긴축에 돌입해 만성적 재정 적자를 흑자로 돌려놨고 중앙은행의 발권을 제한하는 등 공약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정부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경제부의 전망에 대해서도 "막상 통계가 나오면 물가 상승률은 경제부의 예상치보다 1~2%P(포인트) 높을 수 있다" "연말까지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밑으로 떨어지긴 힘들 것" 등 회의적 반응이 지배적이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지난해부터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경기는 내년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지만 올해 경기는 최악이 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아르헨티나 경제가 -3.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엔 중남미·카리브경제위원회(CEPAL)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올해 아르헨티나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1%에서 -3.6%로 낮춰 잡았다.

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 둔화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경제가 침체의 터널을 지나 살아나고 민간 소비가 회복되면 다시 인플레이션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언론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벌써 자만하면 안 될 것이라는 경고엔 충분한 근거가 있어 보인다"며 물가 동향을 낙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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