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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尹탄핵 논의 성급…내란죄 충족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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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현 기자

승인 : 2024. 12. 0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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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변호사 페이스북 캡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의가 너무 성급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판사 출신 헌법학자인 신평 변호사는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탄핵의 허점 네 가지를 지적했다.

첫 째, 신 변호사는 이번 비상계엄이 '내란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가'에 대해 짚었다. 신 변호사에 따르면, 형법 제87조는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한 폭동'을 내란죄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헌문란에 대해 제91조는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해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신 변호사는 "문제가 된 '비상계엄 선포' 조치가 형법 제91조의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는지에 대해 살필 때, 계엄법 제2조 제2항 '비상계엄은 대통령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 적과 교전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되어 행정 및 사법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군사상 필요에 따르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선포한다'는 조항이 준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엄법 제2조 제2항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었는지 △형법 제91조의 국헌문란에 해당하는지 △당시 배치된 군인들의 행위가 질서를 잃은 '폭동'이었는지 등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인정돼야 내란죄가 성립된다고 강조했다.
둘 째, 신 변호사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근 '트럼프 대 미국' 판결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1월 6일 당시 대통령선거에 진 트럼프 대통령의 명백한 사주 하에 폭도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대통령선거인단에 의한 바이든 당선자의 당선을 공식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란 사건이 발생해 5명이 죽고 174명의 경찰관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난 7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대통령이 직무수행 중 행한 행위(official acts)는 절대적 면책(absolute immune)'이라고 판결했다. 그는 이 판결이 앞으로 있을지 모를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재판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셋 째,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면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는 점을 짚었다. 신 변호사는 "한 총리는 지난 8일 국민의힘 당사에 찾아가서 한동훈 대표와 함께, 대통령의 직무집행을 정지시키고 두 사람이 함께 국정을 운영해나가겠다는 취지로 담화문을 발표했다"며 "이는 대통령의 권한과 행정권에 관한 헌법의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처사로 심각한 '헌법파괴' 행위이자 바로 형법 제91조의 '국헌문란' 행위"라고 밝혔다. 또한 "이런 심각한 결격사유를 안은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라며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윤 대통령이 한 총리를 해임시키고 여야가 협의해 새로운 총리를 내세운 뒤 탄핵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신 변호사는 현행 헌법이 만들어진 지 40년 가까이 지났다며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개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수도 없이 있었는데 지금이야 말로 바로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적기라는 견해들이 표출돼 왔다"며 "나라를 위해 극히 필요한 이 개헌작업이 탄핵절차를 서두르며 묻혀버렸다"고 했다.


정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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