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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대신 찾아온 불황… 지갑 닫히고 골목상권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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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12. 25. 17:48

내년 '고물가·고환율' 경제 전반 확산
"소비회복,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관건"
"산타가 와야 하는데, 불황이 찾아왔네요."

크리스마스인 25일 서울 마포구에서 스파게티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46)는 "연말이면 예약손님 받기도 버거웠는데, 요즘은 간신히 테이블을 채우고 있다. 정치가 이 모양이니"라며 혀를 찼다. '핫플레이스' 홍대 일대도 성탄절을 맞아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상인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역대 최악이다"라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황모씨(44)는 "밤새도록 매출 올리던 때는 지났다. 아침에는 해장국 장사를 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유례없는 정치 혼란의 한파가 시장을 덮치며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소비가 풀리는 연말 대목이지만, 경기 침체에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시민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내년에는 고물가와 고환율의 여파가 우리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며 내수침체가 한층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시장에 불던 봄바람이 불과 한 달 만에 시베리아 한파로 뒤바뀌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전월에 비해 무려 12.3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18.3포인트) 이후 최대 폭 하락이다. 향후 경기 전망에도 먹구름이 잔뜩 꼈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52로 한 달 사이 18포인트 하락했고, 향후경기전망지수(74→56)도 급락했다.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소비자의 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비관적이라는 의미인데, '위험수위'까지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수출과 내수 등 주요 경제지표는 악화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공포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이후 나흘 연속 1450원대를 기록하며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등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고, 비상계엄 사태가 지수 하락 요인으로 추가됐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빨리 해소되느냐에 따라 소비심리 회복 속도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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