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는 한국 단기계절근로 비자 수요가 급증하며 주 호치민 대한민국 비자신청센터 앞에 밤샘 줄서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6일 밤, 호치민시 3군에 위치한 한국 비자신청센터에는 이미 수십 명이 길게 줄을 섰다. 비자센터의 업무 시작 시간은 오전 8시 30분이지만 한국행 단기 계절근로 비자를 발급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며 아예 전날 밤부터 줄서기에 나선 것이다. 이렇게 줄을 선 이들 대부분은 베트남 남부 메콩델타 지역과 남서부 고원 지방 출신들이다.
이날 가장 먼저 1번 번호표를 받은 응우옌 꾸옥 썬(37)씨는 오후 11시30분에 도착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서 8개월간 일하며 월 4000만동(약 229만원)이 넘는 임금을 받았다. 베트남에서 일하는 것보다 낫다고 느낀 그는 "올해는 아내와 함께 한국에서 일하기로 했다. 상주시에서 포도와 인삼 재배를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자를 신청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찍 와야만 했다. 아침에 오면 이미 늦는다"고 말했다.
근처에 있던 박리에우성 출신의 응우옌 티 투엉 트엉씨는 이미 한차례 허탕을 쳤다. 전날 오전에 와서 오후까지 기다렸지만 센터의 업무 시간이 끝날 때까지도 업무를 보지 못하자 결국 밤샘 줄서기를 선택했다. 역시 5개월 간 한국에서 계절근로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 트엉씨는 "베트남보다 날씨가 추운 탓에 처음엔 적응이 힘들었지만 일에 비해 수입이 넉넉한 편"이라며 "친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생활비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호치민시에 위치한 한국비자센터는 매일 180개의 번호표를 선착순으로 배부한다. 하지만 한국행 비자 발급을 원하는 베트남인들의 수요가 높아 전날 밤부터 줄을 서는 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한국 계절근로자 파견이 시작된 것은 2018년부터다. 현재까지 베트남의 17개 성·시가 한국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계절근로자를 파견하고 있다. 한국으로 향하는 베트남 노동자들의 수는 2022년 433명에서 2023년 1840명, 2024년 2157명으로 급증했다.
팜 비엣 흐엉 베트남 내무부 해외노동관리 부국장은 "한국은 노동력이 절실히 필요하고, 베트남은 일하려는 수요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계절근로자들이 일하게 되는 농업 분야는 높은 수준의 장기 파견 노동자들처럼 높은 수준의 언어 능력이나 기술을 요구하지 않고, 비교적 단순한 업무에 임금도 베트남보다 높아 30~55세 노동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국으로 향하는 베트남 근로자들을 연구하고 있는 응우옌 남 끄엉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과정생은 한국의 고령화와 지방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감소를 베트남 계절근로자들의 증가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행정안전부가 지난 2021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한 89개 지역에서 한국인 배우자들을 둔 외국인들이 가족들을 근로자로 초청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국 정부와 지자체 역시 노동력 감소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한국으로 일하러 가려는 베트남 노동자들의 수요는 계속 늘어나지만 이를 노린 사기 행각도 늘어나고 있다. 일부 브로커들이 "한국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1인당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챙긴 뒤 잠적하는 사례가 빈번이 발생하고 있다. 베트남 당국은 "의 17개 성·시정식 경로를 통해 합법적으로 신청할 경우 항공료, 비자 수수료와 여행자 보험 외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며 "과도한 비용을 요구한다면 반드시 관련 부처에 문의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