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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발달장애 진단 급증하는데 전문의 부족한 말레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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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승인 : 2025. 03. 31. 11:46

ADHD 진단 10년 새 3.4배 증가
18세 미만 자폐 진단자는 9배 이상
정신질환 관리 개선 및 인식 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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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18세 미만 ADHD 진단 사례가 10년새 3.4배 증가했다./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투데이 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 말레이시아에서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등 신경발달장애 진단 건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이를 치료할 정신과 전문의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더스타 등 현지 매체가 인용한 말레이시아 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말레이시아의 18세 미만 ADHD 진단 사례는 79건이었으나 2023년 268건으로 약3.4배 증가했다. 18세 미만 자폐 진단자는 2013년 183명에서 2023년 1681명으로 9배 이상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10년새 신경발달장애 진단이 늘어난 이유로 국가 차원에서의 정신질환 관리를 지적했다.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2008년 도입한 영유아(1년 6개월~2년 6개월) 자폐 선별 검사(M-CHAT)를 2019년부터 국가 영유아 건강기록부로 일괄 관리하고 있다.

2020년에는 2008년 마련한 ADHD 임상진료지침을 개정해 ADHD 진단·진료·치료 등 관리 기준을 재정립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증상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약물 및 비약물로 치료를 했던 것과 달리 증상 정도(경미·보통·심각)에 따라 치료 여부를 달리 한 점이다.

정신질환을 진단하는 전문의는 충분히 배출되지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 의대생 국제단체에 따르면 2022년 2월 기준 말레이시아 정신과 전문의는 전국 479명에 불과했다. 외과(약 4900명), 산부인과(약 1200명), 소아과(약 1300명)보다 현저히 적다.

말레이시아 인구 10만명당 정신과 의사는 0.52명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인구 1만명당 의사 1명에 크게 못 미친다.

줄하피 졸키프리 말레이시아 성인ADHD 모임 대표는 "소아·청소년기에 ADHD 진단 시기를 놓치면 제대로 치료하기가 어렵다"며 "ADHD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정신과 전문의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신과 의사가 부족한 원인으로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을 지적했다.

영국 허더즈필드대학교의 한 연구팀은 말레이시아에 정신과 전문의를 '닥터 길라(Crazy doctor)'로 보는 등의 편견이 있다고 분석했다.

셔레인 라지 메이터 미저리코데 대학병원 신경정신학 전문의는 "말레이시아 정부는 정신건강 분야 예산을 늘려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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