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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 칼럼] 강민수가 이끈 국세청 ‘원클릭환급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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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4. 03. 12:00


남성환 아시아투데이 대기자
'요람에서 무덤까지.’ ‘태어나는 순간(요람)에서부터 죽는 순간(무덤)까지’라는 의미다. 이는 영국 자유주의 경제학자 윌리엄 베버리지(1879~1963) 사회복지 보고서에 처음 등장했다. 국민들은 영국이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고 희망을 잃어갔다. 19세기까지만 해도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이라는 말을 들은 세계 최강대국 영국이 국력이 약해져 독일에 밀리는 지경에 처하자 국민 자존심 회복을 위해 당시 총리 윈스턴 처칠이 설계한 대(對)국민 희망 메시지가 바로 복지국가였다. 그래서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정부가 복지를 책임진다는 구호를 내걸게 됐다. 이런 구호는 이제 많은 국가가 활용하고 있는 보편적 복지의 틀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요람에서 무덤까지 꼭 따라 다니는 게 있다. 바로 세금이다. 세금은 우리가 소비하는 생활필수품에 어김없이 붙어 있다. 자동차나 부동산을 살 경우 취·등록세를 낸다. 부동산은 팔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물건을 구입할 때는 부가가치세 등을 부담한다. 주식을 거래해도 세금을 내야 한다. 이외에도 세금의 종류는 말할 수 없이 많다. 경제가 복잡해지고 국가 간 교역이 활발해 지면서 세금도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한다. 국세청은 그래서 세원(稅源)을 추적하기에 바쁘다. 회계사·세무사 같은 전문가들도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상속세를 마지막으로 요람에서 시작된 세금은 한 사람의 생애로부터 비로소 떠난다.


이런 세금은 납세자의 자발적 신고를 토대로 한다는 특징이 있다. 직장인은 근로소득세를, 사업가는 법인세·소득세 등을 자진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양도세, 특별소비세 등 세금 부과는 신고부터 시작된다. 물론 국세청은 탈세를 목적으로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납세자를 적발해 내는 데에도 적지 않은 노력을 한다.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검찰과 국세청이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바로 세금은 신고를 바탕으로 하고, 범죄 수사는 인지를 토대로 한다는 점이다. 
국세청은 앉아서 신고서를 들여다보고 탈세 여부를 가리면 된다. 검찰은 제보를 받기도 하지만, 범죄를 찾아 나선다. 이런 점에서 납세자, 즉 국민 대부분에게 검찰보다 더 부담스러운 존재는 바로 국세청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행정부가 국세청(IRS)을 백악관 지근거리에 두고 있는 것은 바로 납세자 모두의 세금 신고 내용을 다 꿰고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그런 국세청이 납세자에게 한발 더 바짝 다가선 시스템을 최근 전격 발표했다. 개통과 함께 311만명의 납세자들에게 2900억원 규모의 환급금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가히 혁신적이다. ‘원클릭환급서비스’다. 국세청 홈택스에 들어가서 간단한 인증절차를 거치면 최근 수년간 납세자 개인이 벌어들인 소득금액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당연히 신고하지 않은 소득이 있다면 탈세를 저질렀다고 보면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직장인이나 사업자 등 납세자는 매년 세금 신고를 한다. 그리고 정산 후 환급을 받든지, 더 내든지 한다. 직장인이나 사업자의 경우 매년 얼마의 소득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1년에 과연 얼마를 벌었을 지 궁금할 때가 있다. 납세자의 이런 욕구를 순식간에 해소시켜 준게 바로 이 환급서비스 시스템이다.

그동안 납세자들은 삼쩜삼 등 민간 세무플랫폼을 통해 세금환급 절차를 진행했다.  세무플랫폼은 납세자의 니즈(Needs)를 놓치지 않고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났다. 그러나 세무플랫폼이 신뢰성이 있는지, 프로그램 이용료 명목으로 받아가는 10~20%의 고액 환급 수수료가 적정한 것인지 늘 의문을 품었다. 찜찜함을 느껴야만 했다. 동시에 개인정보를 수집해 불법 유통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개인적으로 유명 세무플랫폼에 들어가 본 적이 있다. 너무나 많은 개인 정보를 요구해 중도에 그만 뒀다. 뭔가 개운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가 세금 환급에 대해 적극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됐다. 

국세청은 드디어 이런 납세자의 욕구를 마침내 충족시켰다. 세금 환급을 놓고 더 이상 불안해하거나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수수료를 내지 않게 됐다. 이에 한국세무사회는 세금환급 전문이라는 인터넷 플랫폼에 대해 세무사법·개인정보보호법·표시광고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그리고 즉시 ‘국세청 원클릭환급서비스 개통을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세무플랫폼 피해구제센터’를 설치해 피해 납세자 지원에 나섰다. 

고령자,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N잡러, 플랫폼·특수고용직 종사자 등 다양한 형태의 직군이 대폭 증가하면서 이들이 세금 신고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는 데다 대부분 바쁜 생업 탓에 소득세 등 신고를 제대로 신고하지 못해 불이익을 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게 현실이다. 국세청은 세무사회 등의 고발 및 세무조사 의뢰를 외면하지 않았다. 세무플랫폼을 대상으로 부당환급 사실 등을 적발해 냈고 마침내 납세자 모두가 간단한 절차를 통해 세금 환급 대상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낸 것이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전산 분야 직원들을 독려하는 등 이번 시스템 개발에 적극 힘을 실어줬다. 그래서 국세청은 이번 시스템 개발을 통해 납세자인 국민 곁으로 더 바짝 다가서게 되는 밑바탕을 마련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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