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혐의’ 백현동 개발업자 1심 징역형 집행유예

백현동 개발 과정서 480억 횡령·배임
김인섭에 로비는 무죄…"처벌규정 없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개발 과정에서 약 480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기소된 민간업자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정 회장은 2013년 7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알앤디PFV와 본인 실소유의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 영림종합건설 등에서 총 480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백현동 특혜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백현동의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아시아디벨로퍼에 부지용도변경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아시아디벨로퍼가 한때 이 대표와 가까웠던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를 로비스트로 영입했고, 김 전 대표가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통해 사업 민원을 해결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정 회장이 횡령한 480억 원 중 77억원을 김 전 대표에게 인허가 알선 대가로 건넸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1심 재판부는 그러나 해당 혐의에 대해 "알선증재는 처벌 규정이 없다"라며 "회사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한 알선증재에 관해 불법 영득 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한편 김 전 대표의 경우 알선수재 혐의가 인정돼 지난해 11월 징역 5년에 추징금 63억5700여만원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 대표는 정 회장에게 백현동 개발 사업을 몰아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