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위한 구전 마케팅 중시하는 방식이 차별화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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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한국 바둑의 두 전설 조훈현 국수와 이창호 9단의 반상 위 사제 대결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승부'는 지난 11~13일 30만6026명을 불러모아 3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독주했다. 이로써 지난 달 26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수는 180만7607명으로 늘어나 손익분기점인 180만명을 돌파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초와 올해 1월 하순에 차례로 개봉한 '소방관'과 '히트맨2'는 각각 385만여명과 254만여명을 동원해 모두 제작비를 회수했다.
세 편 모두 흥행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는 게 공통점이다. '소방관'과 '승부'는 주연 배우가 사회적 물의를 빚어 지각 개봉한 이른바 '창고 영화'다. '소방관'은 곽도원의 음주 운전으로, '승부'는 '이창호' 9단 역을 연기한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4년간 공개가 미뤄진 바 있다. '히트맨2'도 전작의 성공을 등에 업고 출발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송혜교 주연의 오컬트 호러 '검은 수녀들'에 열세가 점쳐지는 등 설 연휴 관객수 1위를 예상했던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영화계는 이 중 '소방관'과 '승부'의 흥행 요인으로 탄탄한 완성도와 더불어 바이포엠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꼽고 있다. 두 영화의 배급권을 사 들인 뒤 곽도원과 유아인을 언론 배포용 보도자료와 예고편, 포스터 등에서 과감히 배제해 관객들의 반감 유발을 사전에 차단하고 개봉 후 입소문 확산에 주력하는 방식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한 홍보 관계자는 "'소방관'과 '승부' 모두 워낙 오랫동안 창고 안에 있었던 탓에 기대치가 높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했던 수준 이상으로 완성도가 무난하다는 평가를 얻었다"면서 "'소방관'의 기부 챌린지와 이병헌을 단독 주연으로 포장해 특유의 연기력을 널리 부각시킨 '승부'의 홍보 전술 등 여기에 더해진 바이포엠 만의 마케팅 전략이 큰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귀띔했다.
영화 배급업에 뛰어든지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한 바이포엠 측은 "관객들의 반응을 최대한 종합적으로 반영해 개봉 후에도 기민하게 온라인 홍보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입소문 확산을 위한 구전 마케팅을 게을리하지 않는 방식이 우리만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