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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한국금융지주, ‘ABL생명’에 눈독 들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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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04. 16. 18:30

아시아투데이최정아
금융권에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금융)의 'ABL생명' 매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금융은 증권업에 쏠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생명보험사 매물을 물색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추진한 우리금융그룹 입장에서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과거 생보사 매물을 재매각한 경험이 있습니다. 2013년 NH농협금융그룹 회장 시절 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자산운용·우리금융저축은행 등 4개 계열사를 '1+3' 패키지로 매입했고, 이 중 우리아비바생명을 DGB금융지주에 재매각했습니다. 2년 뒤 임 회장은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뒤 "우리아비바생명 재매각은 농협금융·DGB지주·우리아비바생명 등 이해관계자 모두를 충족시킨 거래였다"고 설명한 바있죠.

사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ABL생명이 매력적인 매물이 아닙니다. ABL생명의 작년 말 기준 결손금은 904억원에 달해 3년 째 결손금 장기화 현상이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축성 보험 비중이 높다는 점도 ABL생명의 실적 발목을 잡고 있죠. 때문에 새 주인이 될 우리금융은 저축성 보험 관련 책임준비금 부담이 적지 않을 겁니다. 중국 다자보험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 매각'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10년 전 상황이 또 다시 재현되는 분위기입니다. 우선 한국금융이 생보사 매물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한국금융은 우리금융의 지분을 보유한 주주이기도 하죠. 우리금융과 시그널만 맞으면 ABL생명을 충분히 매수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특히 한국금융이 BNP파리바카디프생명(카디프생명) 인수를 검토 중이란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입니다. 카디프생명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곳이라, 한국금융 행보에 눈길이 쏠립니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금융의 생보사 인수 검토는) 생보업 라이센스 취득을 위한 것이라고 봐야할 것"이라며 "우리금융이 싼 가격에 ABL생명을 넘긴다면 한국금융이 매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ABL생명이 보유한 여의도 본사 사옥 가치는 약 3000억원에 달합니다. 현재 한국금융이 검토중인 카디프생명보다는 ABL생명이 더 매력적인 매물일 수 있다는 겁니다. 향후 부동산 자산 가치가 높아질 여지가 높은 만큼 향후 부동산 매각 차익을 볼 수도 있습니다. 한국금융이 ABL생명을 사들인다면 생보업 라이센스를 확보해 수익 다각화에 나설 수 있을 뿐더러, 여의도 사옥 매각으로 부수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겁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달 중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를 최종 승인할 전망입니다. 임 회장이 10년 전 처럼 'ABL생명 재매각'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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