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비전 제시 후 논의 지속
1000명 전쟁포로 교환 합의
러, 30일 휴전 사실상 거부
젤렌스키 "국제사회 제재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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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양국은 1000명의 전쟁 포로 교환에 합의하고, 차기 회담 가능성도 열어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16일 낮(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약 90분 동안 회담했다.
이스탄불의 랜드마크인 돌마바흐체 궁전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략 전쟁 시작 약 한달여 만인 3년 전에도 양국이 협상한 장소다. 당초 협상은 전날로 예정됐지만 양국의 신경전 끝에 '세부 계획 문제'를 이유로 하루 미뤄진 이날 오후에서야 열렸다.
정치·역사 전문가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대표단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2022년 말 러시아가 합병한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이날 회담을 중재한 튀르키예의 한 관리가 전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는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협상에서도 요구한 주장으로 이 지역 수도 2곳을 포함해 상당한 영토를 여전히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안이다.
다만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양국이 휴전 조건을 작성해 공유하기로 했고, 다시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메딘스키 보좌관도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각 측이 가능한 휴전에 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상세히 설명하기로 합의했다"며 "그러한 비전이 제시된 후에 이에 관한 논의를 지속하는 것에 합의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협상해야 한다는 우크라이나 측의 요청에 주목하면서도 그러한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약속하지는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푸틴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12월 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와 함께 회담한 적이 있다.
아울러 메딘스키 보좌관은 러시아 국영 TV에는 평화 회담 전에 휴전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역사에 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며 나폴레옹이 증명했듯이 "전쟁과 협상은 원칙적으로 항상 동시에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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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를 통해 "미국 대통령·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연방총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이스탄불 회의에 관해 논의했다"며 "우크라이나는 진정한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가능한 한 가장 신속한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으며 전 세계가 강력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휴전과 살상 중단을 거부한다면 강력한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며 "러시아가 전쟁을 끝낼 준비가 될 때까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이날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 참석해서도 러시아에 대한 휴전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오늘 이스탄불에서 러시아 대표들이 그조차도, 즉 휴전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푸틴이 외교를 계속 훼손하고 있다는 것을 100%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