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 미쳐버려"...정부 보조금 중단, 계약 해지 으름장
머스크, 트럼프의 감세법 "크고 추악하며 아름다운 법안" 조롱
"트럼프 배은망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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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성공의 '1등 공신'으로 대우받던 머스크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는 지난달 30일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물러난 뒤 1주일도 안 돼 파국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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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등 국정 어젠다를 반영한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며 "우리(관계)가 더 이상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일론을 많이 도와줬다"며 "그는 나에 관해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말했고, 개인적으로 나에 관해 나쁘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것(나쁘게 말하는 것)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비판 화살이 조만간 자신으로 향할 것임을 예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법안을 비판한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 혜택 폐지와 머스크가 지지한 인사의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철회한 것,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임기를 의도치 않게 끝내게 된 것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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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도움 없이도 펜실베이니아 승리"...머스크 "배은망덕"
이에 머스크는 즉각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이 보도되는 와중에 엑스에 감세 법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The One Big Beautiful Bill)'이라고 한 것을 빗대 '승리를 위한 얇고 아름다운 법안(Slim Beautiful Bill for the win)'고 적었다.
이어 자신이 감세 법안을 비판한 이유를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으로 지목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나오자 이를 즉각 반박했다.
머스크는 "이 법안에서 전기차/태양광 인센티브 삭감을 유지해라. 하지만 법안 속의 역겨운 특혜의 산더미를 차버려라"며 "크고 추악한 법안 또는 얇고 아름다운 법안 중 하나를 가져야 한다. 얇고 아름다운 것이 정답"이라고 썼다.
머스크는 또 '자신이 이 법안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도 '거짓(False)'이라며 "이 법안을 내게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고, 의회에서 거의 아무도 읽어볼 수조차 없을 정도로 한밤중에 통과됐다!"고 반박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3일 대선에서 머스크가 자신을 돕지 않았어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도 해당 발언 영상에 답글로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고, 민주당은 하원을 장악했을 것이며, 공화당은 상원에서 51대 49가 됐을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아주 배은망덕하다(Such ingratitude)"고 쏘아붙였다.
머스크는 펜실베이니아주 등 경합주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공화당의 주요 공약인 언론의 자유와 총기 소지 권리를 지지하는 청원서에 서명한 유권자 가운데 하루 한 명을 추첨해 100만달러를 지불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했다.
머스크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10여년 전 정부와 의회의 부채 한도 증액과 재정 적자 확대 입법을 비판했던 글을 다수 캡처해 모아놓은 게시물을 공유하며 "이 사람은 오늘 어디 있나?"라고 쓰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어 "미국에서 실제로 중간에 있는 80%를 대표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 때가 되었나?"라는 질문과 함께
엑스 이용자들에게 찬반을 묻는 온라인 설문 게시물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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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머스크의 엑스 글에 정면 대응했다.
그는 "내가 그에게 떠나라고 요청했고,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전기차를 강요하는 정책을 빼앗았다"며 "그리고 그는 그저 미쳐버렸다!(he just went CRAZY!)"고 재반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예산에서 수십억 달러를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다. 난 바이든(전 미국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늘 놀라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