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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안내리나 못내리나”…‘고물가’ 타깃된 업계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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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5. 06. 16. 06:00

李, 서민물가 회의서 라면가격 언급
곡물·설탕 등 국제가격 하락세에도
라면3사 가격인하 가능성에 선그어
"국내시장 시세에 반영까지 수개월"
원자재·생산비 부담은 여전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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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들어 라면이 서민물가안정 정책의 타깃이 되고 있다. 라면업계가 고환율과 원재료값 상승으로 최근 잇따라 가격인상을 단행하며 고물가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023년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맞춰 그동안 가격 인상을 억눌러오다 최근 본래의 가격으로 원상복구 했음에도 무정부 혼란 상황을 틈타 '기습인상'을 단행했다는 이미지를 씌우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하지만 영업이익률만 따져보면 2022년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당시와 비교해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결코 낮지 않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등 주요 라면업계 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농심과 오뚜기는 각각 1.48%포인트, 1.11%포인트 감소했지만, 삼양식품은 7.57%포인트가 증가했다. 올 1분기를 봐도 농심은 6.3%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7%포인트 감소했고, 오뚜기 역시 2.1%포인트 감소한 6.2%를 기록했다. 해외매출 비중이 80% 이상으로 높은 삼양식품만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5%포인트 증가한 25.3%를 기록했다.

이것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률이 감소한 농심과 오뚜기의 올 3월 가격 인상 정책은 정당하다. 상품 가격을 결정짓는 매출원가율도 같은 기간 농심 71.7%, 오뚜기 83.3%로 각각 0.7%포인트, 1.5%포인트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농심과 오뚜기는 지난 3월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농심은 신라면의 판매가를 950원에서 1000원으로 5.3% 올렸고, 오뚜기는 진라면을 716원에서 790원으로 10.3% 인상했다. 반면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가격을 1250원으로 유지하며 연내 가격 동결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2022년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당시의 영업이익률과 비교하면 아직은 여력이 있다는 게 정부의 기조다. 2022년 당시 라면 3사의 영업이익률은 농심 3.58%, 오뚜기 5.83%, 삼양식품 9.94%로, 2023년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가격 인상 1년 만에 다시 가격을 원위치시킨 지난해 영업이익률과 비교하면 농심 1.16%포인트, 오뚜기 0.44%포인트가 높다.

게다가 라면의 주요 원재료인 원맥과 대두유의 평균가격도 내렸다. 원맥(소맥분)은 1년 전과 비교한 평균 가격이 2023년 13.1%, 지난해 11.6%로 각각 하락했다. 월 1~4월 원맥 평균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대두 평균가격도 지난해 보다 12.5% 하락하면서 대두유 평균가격도 19.2%나 내렸다.

업계가 인상 배경으로 꼽고 있는 환율 역시 탄핵정국에서는 1달러 1500원대에 육박했지만 최근 안정적인 흐름으로 1300원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인건비와 전기세 등 각종 제반비용이 상승하긴 했지만 주요 원자재 시세가 다소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에 대해 소비자들이 반발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면 원가는 밀가루 외에도 포장재, 전분, 설탕, 유틸리티 비용 등이 복합적으로 구성됐다"면서 "국내 제분사에서 공급받는 밀가루 가격은 국제 시세 하락이 반영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적인 원가가 완전히 안정되지 않는 한 가격 인하는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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