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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날개 꺾인 ‘이랜드리테일’, 가성비 전략으로 ‘벼랑 끝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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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5. 06. 18. 06:00

5년 연속 순손실속 순차입금 2조 ↑
신용등급 BBB+→BBB 하향 조정
'델리 바이 애슐리'로 고객 늘리고
NC베이직·NC픽스 1층 입점 공략
이랜드 수정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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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의 '아픈손가락' 이랜드리테일이 절치부심한다. 그룹 내 패션·외식 사업 등은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를 앞세워 선전하고 있지만 유통부문(이랜드리테일)만 꼬꾸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만 해도 매출 2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며 그룹의 핵심계열사였지만 계속된 실적 부진으로 갈수록 적자만 키우고 있다. 이랜드그룹 지주사인 이랜드월드가 올 1분기 패션과 외식 사업의 선전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소복 감소한 700억원을 기록한 데는 이랜드리테일 탓이 크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랜드월드의 유통부문(이랜드리테일 등)은 올 1분기 92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20억원) 대비 4배 이상 적자 폭을 키웠다. 반면 패션부문(뉴발란스, 스파오 등)와 미래부문(애슐리, 리조트 등)은 전년 대비 각각 5.5%, 61.9% 증가한 655억원, 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 1분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2년 영업이익 669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3년 517억원, 지난해 300억원 등 매년 감소추세다.

또 2022년 이후 마곡사옥에 대한 대규모 투자, 이랜드파크 유상증자 지원, 노후 점포 리뉴얼 투자 등으로 이랜드리테일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2조원이 넘어서면서 순손실도 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2020년 225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한 데 이어 2021년 229억원, 2022년 875억원, 2023년 940억원, 지난해 1679억원으로 5년 연속 순손실 중이다.

신용등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말 한국기업평가는 이랜드리테일의 기업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문제는 이랜드리테일이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구조라는 점이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쇼핑이 일상화되면서 대형마트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콘텐츠 강화에 투자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지만 이랜드리테일은 변화의 적기를 놓쳤다. 오히려 점포를 계속해서 줄이며 자산유동화에만 몰두해왔다.

한때 전국 50곳이 넘었던 점포수는 2001아울렛 매장 5개, 뉴코아아울렛 매장 15개 및 NC백화점 매장 19개 등 지난해 말 기준 전국 43개 점포로 줄었다.

야심차게 시작했던 편의점 시범 사업도 더 이상 확대하지 않고 점포 임대 계약 종료 후 자연스럽게 폐점 수순을 밟는다는 계획이다. 급기야 지난 4월에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에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말 '애슐리'를 키운 황성윤 대표를 유통부문 총괄대표로 선임해 사업재편 중이다. 황 대표는 애슐리 현장 매니저로 시작해 외식 부문을 맡으며 이랜드이츠 대표이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랜드리테일 대표에 오른 후 킴스클럽에 '델리 바이 애슐리' 등을 론칭하는 등 전문 분야인 외식업과 유통의 시너지를 키우고 있다. '델리 바이 애슐리'는 애슐리의 대표 메뉴를 즉석조리식품 형태로 3990원의 균일가로 판매하는 마트 델리 상품이다. 이랜드에 따르면 델리바이 애슐리는 출시 이후 1년 2개월 만에 누적 판매 600만개를 돌파하며 킴스클럽 방문 고객 수를 20% 이상 증가시켰다.

여기에 더해 핵심 점포 운영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NC백화점 1층 리뉴얼이 대표적이다. 유통매장들이 전략적 위치로 생각하는 1층에 유통형 SPA인 NC베이직과 NC픽스 매장 등을 입점시켜 고물가 시대 고객유입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NC픽스는 미국 창고형 할인 매장인 티제이맥스를 벤치마킹해 명품 등을 저렴하게 직매입하고 있다"며 "사이즈와 색깔이 다양한 만큼 고객들이 매장에 방문할 수밖에 없는 오프라인 매장의 핵심 콘텐츠로 키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NC베이직 역시 해외에 위치한 자체 의류 생산 인프라를 통해 원가 절감에 나서며 지난해 테스트 매장에서만 1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꾸준한 집객 콘텐츠 마련으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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