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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證, 전산장애 상처 딛고 호실적… 코스피 강세장도 힘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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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7. 30. 17:56

엄주성號 사업 다각화 전략 적중
하루 거래대금 28조·위탁매매 수수료 쑥
IB수익 제고… 상반기 순익 5000억 돌파
리테일 치중된 수익 모델 개선은 '숙제'
키움증권이 코스피 강세장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5000억원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잦은 전산장애 문제로 고객 불신을 야기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리테일 강자'로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특히 위탁매매 수익뿐 아니라 기업금융(IB), 운용 부문에서도 고른 성장을 시현했는데, 업계에선 리테일에 치중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겠다던 엄주성 대표의 전략이 성과로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럼에도 영업수익 절반 이상이 여전히 리테일에서 창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다각화를 위한 엄 대표의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초대형 IB 인가 작업이 올해 키움증권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꼽히는 배경이다. 나아가 리테일 수익은 결국 고객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발생하는 만큼, 전산 시스템에 대한 관리 및 투자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한 5457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의 경우 12.9% 성장한 7338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까지 역성장하던 키움증권이 호실적으로 전환할 수 있었던 건 국내 주식시장이 우상향한 덕분이다. 키움증권의 상반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389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 성장했다. 코스피 지수가 2분기 동안 3000선을 돌파하면서 수익을 끌어올린 건데, 일평균 거래대금만 28조1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24조3000억원) 대비 15.6%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도 작년 말부터 서학개미들이 대거 유입된 영향으로 1년 전보다 80.5% 증가한 139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 배경에는 해외주식에 대한 평균 수수료율이 올해 2분기 들어 크게 상승한 영향도 있다. 작년 2분기 0.084%였던 수수료율은 0.089%까지 오른 상태다. 앞서 키움증권은 주문 체결 지연 등 연초부터 전산장애 문제에 발목 잡혀 실적 부진 우려가 있었다. 잦은 전산 문제로 고객 이탈까지 점쳐졌지만, 실적에 유의미한 영향까지 주진 않았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리테일 강자인 키움증권은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며 "전산 이슈로 인해 실제 고객 이탈이 발생했더라도, 시장 상황을 거스르는 만큼의 영향까지는 나타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B 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키움증권은 상반기 IB 수익으로 21.8% 증가한 13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 관련 3800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리파이낸싱에 총액인수로 참여한 덕분이다. 우량 매물에 대한 PF 대출 채권을 보유하면서 비교적 큰 이자수익을 거둔 것이다.

금리인하기 채권가격이 오르면서 세일즈엔트레이닝(S&T)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상반기 동안 2195억원을 거두며 1년 전보다 44% 증가한 수익을 기록했는데, 2분기에만 100% 넘게 성장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국내주식 약정 증가, 해외주식 수수료율 정상화 등으로 수수료 수익이 늘었고, 여기에 부동산 PF 수익과 채권운용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전 사업에서 고른 성장을 이룬 것에 대해 엄 대표의 수익 다각화 전략이 일부 성과로 나타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엄 대표는 취임 초부터 리테일에 치중된 사업 구조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적극적인 경영전략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IB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초대형 IB 인가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전 사업 고른 성장에도, 여전히 전체 수익에서 리테일 관련 수익(위탁매매, 이자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육박한다.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한 시도들이 지속돼야 하는 이유다. 그런 측면에서 초대형 IB 인가는 엄 대표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금융당국도 하반기 들어 증권사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종투사 제도 개선에 나선 만큼, 키움증권에게는 초대형 IB 인가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나아가 전산장애를 막기 위해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도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리테일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고객들의 신뢰 덕분인 만큼, 전산 관련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산장애 이슈가 지속돼 거래 시스템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이 누적될 경우 고객 이탈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수익에도 충분히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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