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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엔무브 합병… SK 리밸런싱 ‘배터리 구하기’ 최종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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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7. 30. 18:01

SK온, 엔무브 흡수해 재무구조 강화
고객군 활용, 제품·기술 접목 시너지
상장 계획 취소… 새 먹거리 창출 기대

'배터리 구하기'로 요약되는 SK그룹의 사업 구조재편, 일명 리밸런싱이 마지막 퍼즐을 향해 가고 있다. 알짜 캐시카우 윤활유 기업 'SK엔무브'와 전기차 캐즘으로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배터리기업 'SK온'의 결합이다. 차세대 먹거리인 배터리가 제자리를 잡을 수 있게 SK엔무브의 연 수천억원대 현금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는 그림이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의 상장 계획도 모두 취소됐다. 사업적 성장만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구조가 됐다는 얘기다. 물론 단순 재무적 계산만을 따진 결합은 아니다. SK엔무브는 전동화에 필요한 모터를 가동할 때 필요한 윤활유, 배터리 발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액침냉각유 사업을 벌이고 있다. 결합한 SK온과 패키지 사업 등으로 새 먹거리도 찾아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30일 SK이노베이션과 SK온, SK엔무브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SK온이 SK엔무브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SK엔무브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 30%를 되사오면서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운신의 폭을 넓혔다. 이를 기반으로 현금창출력이 확실한 자회사를 활용해 배터리 사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합병으로 SK온은 올해 자본 1조7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8000억원으로 즉각적 재무구조 개선이 전망된다. 또한 SK온의 전기차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와 SK엔무브의 기유 및 윤활유, 액침냉각, EV공조용 냉매 등 핵심 사업 영역에서 동일 고객군을 활용할 수 있어 수익 증대도 전망하고 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이날 기업가치 제고 설명회에서 "양사의 합병은 미래 성장을 위한 결정적인 모멘텀으로, 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배경이 마련됐다"며  "SK온이 배터리 원가 경쟁력과 안정성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과제 중 특히 열확산 방지 솔루션 등에서 SK엔무브와의 시너지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과 SK온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도 나선다고 밝혔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은 SK㈜ 및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 총 약 2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대주주인 SK㈜는 직접 4000억원을 출자하고, 다수 금융기관들과 주가수익스와프(PRS)계약을 맺기로 했다.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와 관련해 "SK 주식회사가 보유한 순자산가치의 30%가 SK이노베이션이고, 연결 매출은 60%까지 차지한다"며 "이노베이션 기업가치와 주식회사 기업가치 상관관계가 71% 수준일 정도로 핵심 자회사인 만큼, 이번 자금 지원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함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SK온 FI가 보유하고 있던 전환우선주도 3조5880억원에 매입한다. SK온은 앞서 전환우선주를 발행해 FI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던 바 있다. 투자 조건으로 오는 2026년까지 상장을 약속했으나, 이번에 투자금을 상환하면서 상장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장 사장은 "오는 11월 SK온과 엔무브 합병법인이 출범하고, 이번 자금 조달로 FI 와의 주주 간 계약은 해제되는 것"이라며 "올해는 상장보다는 본원적 경쟁력 및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예정으로, 당장 합병법인의 상장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핵심 밸류체인을 유동화하는 게 아니라,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자산은 남기고 사업에 문제가 없는 자산을 재무 개선 차원에서 유동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비롯해 올해 안에 비핵심 자산 매각 및 유동화를 통해 차입금을 1조5000억원 이상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자본확충 및 자산 효율화는 올해 SK이노베이션의 순차입금 규모를 총 9조5000억원 이상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은 "이번 사업·재무구조 양방향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EBITDA를 개선하고 순차입금을 감축함으로써 국내 톱티어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30년 EBITDA 20조원, 순차입금 20조원 미만 유지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 배터리 사업에서도 상반기부터 미국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올해부터 EBITDA 창출 규모를 증가시키면서 손익분기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비용구조 혁신 및 전방위적 수익성 개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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