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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鄭 대표, ‘효능감’ 명심해 여야 협치의 길 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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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8. 04. 00:00

/송의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에 '강경파'로 통하는 정청래 의원이 선출됐다. 정 대표는 2일 제2차 임시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61.7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는 권리당원 사이에서 66.48%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획득해 박찬대 후보를 크게 따돌렸다. 정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험한 일, 궂은일, 싸울 일은 제가 앞장서서 솔선수범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점은 내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며 "윤석열과 그 동조 세력을 철저하게 처벌하고 단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이며, 여야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과와 반성이 먼저 있지 않고서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야당인 국민의힘을 정당으로서 인정하지도, 대화하지도 않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거대 여당 수장이 된 그의 정치 상황 인식이 좁고 '전투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어 안타깝다. 야당에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여당 대표의 이런 입장대로라면 향후 여야 관계는 파행일로로 치달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12·3 비상계엄'으로 일시적이나마 민주 헌정 질서를 훼손한 윤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정 대표의 분노는 이해 못 할 바 아니다. 하지만 지난 6월 5일 국회를 통과한 내란특검법에 따라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이 사태와 관련한 내란·외환 사건을 철저히 수사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상계엄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야당을 정치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여당 대표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을 넘은 것이라 하겠다. 그는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 절차를 밟게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관련 법안까지 발의한 인물이다. 그렇지만 국민의힘은 어떻든 국민의 선택에 따라 107개 의석을 보유한 제1야당 아닌가.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정 대표의 발언은 그래서 비민주적이라는 여론의 역공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언급은 정치적 반발과 정국 불안만 부를 뿐이다.   

여당 지도부는 과반에 훨씬 못 미치는 의석을 가진 국민의힘을 유령같이 볼지 모른다. 하지만 대미 관세협정이 남긴 제도적 공백을 메우고 이재명 정부의 '개혁' 법안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야당과 협의하고 일정 부분 양보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국정은 얼마 못 가 여론의 반발에 부딪히게 된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한 축하 인사에서 원팀 정신을 당부하며 '국민께 효능감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다. 효능감을 강조한 데는 발언의 톤을 낮춘 '적절한 행동', 최소한 일정 정도의 여야 협치의 정치를 통해 숱한 현안이 가로놓여 있는 지금 상황에서 여당으로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라는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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