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써밋’ 앞세운 대우건설…“부산 거점 전략 본격화”
정비·자체 개발 동시 전략으로 ‘5조 클럽’ 재입성 가능성도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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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써밋(SUMMIT)'을 앞세워 지역 거점 공략에 적극적인 대우건설이 부산을 중심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부산 정비사업 확대를 계기로 대우건설이 지난 2022년 기록했던 연간 정비사업 수주액 5조원대 실적, 이른바 '5조 클럽' 재진입도 다시 노려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내년 정비사업 부문 내 부산 지역 수주 비중을 5% 안팎까지 끌어올리는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이 3조7727억원에 달했지만 부산에서는 수주 실적이 전무했던 만큼, 내년 초반부터 지역 내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이를 위해 두 차례 미응찰에 따른 유찰로 수의계약으로 전환된 부산 '사직4구역 재개발' 사업을 내년 지역 마수걸이 수주로 설정했다. 이 사업은 내년 초 조합원 총회를 통해 시공사가 선정될 예정이며, 총사업비는 2000억~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사직4구역을 수주할 경우 대우건설의 내년 한 해 정비사업 수주액을 4조~5조원 안팎으로 가정하더라도 부산 비중이 약 5~7% 수준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부산 정비사업에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며 "신축 공급이 희소한 사직4구역 재개발 수주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시작으로 대우건설이 부산에서 매년 일정 규모의 정비사업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을 통해 최근 비수도권 첫 선도지구가 선정된 부산에서는 연 평균 최소 2000가구에서 최대 6000가구 규모의 신규 정비 물량이 순차적으로 공급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번 화명·금곡과 해운대 1·2 선도지구 공모를 신청한 부산 내 특별정비예정구역은 14곳·총 3만2000가구에 달한다. 선도지구로 지정된 정비 물량은 7318가구다. 행정 지원이 집중되는 만큼 사업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르면 내년부터 연평균 1~2개 구역씩 시공사 선정이 본격화돼 연간 2500~6000가구 수준의 추가 물량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 가운데 지방 부동산 침체가 본격화된 2022년 이후에도 광안·해운대 등 핵심지를 중심으로 비교적 열기가 쉽게 식지 않았던 부산 정비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지역 개발 사업을 추진해 온 대우건설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될 것이란 의견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부산은 수도권 못지않게 정비사업 추진 의지가 강해 이번 선도 지구 공모에만 전체 27개 구역 중 14개 구역이 신청했다. 이후 진행될 다대, 만덕 지구 등을 포함하면 연간 3조원이 넘는 규모의 일감이 공급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도시 개발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대형 건설사에 유리한 구조로,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앞세운 대우건설의 영향력도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대우건설은 최근 부산 동구 '블랑써밋74', 수영구 남천동 '써밋 리미티드' 등 하이엔드 주거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지역 내 입지를 강화해 왔다. 블랑써밋74는 대우건설이 시행과 시공을 모두 맡은 자체 개발사업으로, 북항 재개발과 부산역 철도 재배치 등 도시재생 수혜가 기대되는 입지에 주거·상업 기능을 결합한 고층 복합단지를 조성한 끝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모두 '완판'(100% 계약 완료)을 달성했다. 지난 8월 공급한 부산진구 '서면써밋더뉴'와 써밋리미티드남천 또한 현재 일부 타입을 제외하면 대부분 계약이 완료돼 계약 마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부산·경남 지역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에 대우건설이 컨소시엄 주관사로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지역 정비시장 내 '친대우' 영향력이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부산 거점 전략을 계기로, 대우건설이 지난 2022년 5조 클럽 진입 이후 이루지 못했던 재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대우건설은 2021년 정비사업 수주액 3조2000억원에서 2022년 5조276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1조6858억원, 2024년 2조9823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이달 기준 3조7727억원을 수주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부산의 20대 청년 인구가 2020년 이후 순유입으로 전환된 점에 주목해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북항 재개발을 계기로 저평가됐던 구도심 재발견 흐름을 선제적으로 포착해 블랑써밋74, 서면써밋더뉴 등을 성공적으로 공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정비사업에서도 신축 희소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기회를 모색하고, 상급지에서는 초격차 트렌드에 맞춘 하이엔드 브랜드 공급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