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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장·최대에도 특검 성과 부진한데 또 하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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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2. 16. 00:01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지난달 28일 김건희 특검이 끝난 데 이어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 특검도 14일 수사를 종료했다. 조 내란특검팀은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하기 위해 12·3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의 줄탄핵, 예산 삭감 등과는 무관하게 계엄을 준비해 왔다는 의미다. 비상계엄 구상 시기도 당초 검찰 수사 단계에서는 지난해 3~4월쯤으로 추측했으나 특검은 이보다 훨씬 앞당겼다. 윤 전 대통령 등이 2023년 10월 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비상계엄을 선포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비정상적 군사작전을 통해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했으나 북한이 군사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실패했다"고도 했다.

특검의 판단이 최종적이고 확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의 동기, 비상계엄 구상 시기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변호인과 검찰이 치열하게 다툴 소지가 크다. 무엇보다 특검이 수사 기간 중 청구한 구속영장 발부 '실적'을 보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검이 청구한 13건 중 윤 전 대통령 정부의 국무위원 등을 대상으로 한 6건의 구속영장이 줄기각됐다. 특검이 내란·외환죄에 맞추려고 무리한 수사를 밀어붙인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영장 기각 사유를 보면 '주요 혐의와 관련해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고 적시돼 있다.

김건희 특검과 내란 특검은 기간이 세 차례 연장돼 180일간 수사했다. 인력도 각각 200명 넘게 투입됐다. 매머드 특검으로 불린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도 수사 기간은 90일, 인력은 122명 투입에 그쳤다. 과거 역대 최장이었던 '이용호 게이트 특검'도 수사 기간이 105일이었다. 이미 두 특검이 최장 시간에 최대 규모 인력을 투입한 것이다.

그런데도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여전히 밝혀야 할 의혹이 산더미"라며 2차 종합 특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은 왜 내란을 일으켰는가, 내란의 진짜 동기가 무엇인가"라며 "이 부분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조 특검팀의 수사 결과 발표도 부정하는 투다. "추경호·박성재 등의 구속영장이 줄줄이 기각된 것도 참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자신들이 원하는 법적 판단이 나올 때까지 특검을 계속해야 한다는 억지가 느껴진다. 백 보 양보해서 2차 특검을 한다면 최소한 여권 인사들에게도 통일교 자금이 뿌려졌다는 의혹도 다루는 게 순리다. 이것은 또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한다. 공정성은 아예 안중에 없는 것이다. 특검이 6개월에 걸쳐 '탈탈' 털다시피 전력투구했음에도 추가 특검을 하자는 것은 앞으로도 '내란 심판'으로 나라를 끌고 가겠다는 정치적 속셈이다. 지금은 민생·경제난을 해결하는 데 모두가 지혜를 모으는 정상적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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