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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결정 코앞인데…‘의사 수 통계’ 두고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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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5. 12. 28. 17:05

AI·근무일수 변수 따라 결과 급변
의협, 내년 1월 자체 추계 예고
추계위, 30일 회의도 결론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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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학년도 의대 정원 결정을 앞두고 대한의사협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가 2040년 의사 부족 규모를 최소 1만명에서 최대 3만6000명까지 제시하면서다. 추계위 내부에서도 이 수치를 의대 증원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 파열음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택우 의협 회장은 지난 26일 "현재 추계위에서 사용하는 '아리마(ARIMA) 모형'은 분석 기준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결괏값이 크게 달라지는 한계가 있다"며 "시점에 따라 널뛰는 결과를 토대로 국가 백년대계인 의사 수를 결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추계위는 지난 8일 제9차 회의에서 의대 정원(연 3058명)을 유지할 경우 2040년 의사가 1만4435명~1만8739명 부족할 것이라는 추계 결과를 내놨다. 전체 의료 이용량을 기준으로 한 시계열 분석 모형(ARIMA, D1_2)을 적용한 결과로, 2040년 의사 수요는 16만237명, 공급은 13만1498명으로 계산됐다.

하지만 이후 15일 제10차 회의와 22일 추가 논의에서는 결과 범위가 크게 달라졌다. AI 생산성 향상과 근무일수 변화를 변수로 적용하자 2040년 의사 부족 규모는 최소 9536명에서 최대 3만6094명까지 확대됐다. 같은 연도를 두고도 추계 결과가 크게 엇갈린 것이다.

문제는 이를 두고 추계위 내부에서도 판단이 갈린다는 점이다. 일부 위원들은 "모형과 가정은 달라도 의사가 부족해지는 방향성 자체는 일관되게 나타난다"고 봤지만, 다른 위원들은 수치의 변동 폭 자체가 정책 판단에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제10차 회의에서 이상규 위원은 "미래 인력 수급을 단일 숫자로 확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최종 결과는 시나리오가 반영된 범위(레인지) 형태로 제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료계가 반발하는 이유도 이같은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의협은 또 현재 단순한 의사 수가 아니라, 의사가 실제로 환자 진료에 투입하는 시간을 반영한 전일제 환산 지수(FTE) 개념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회장은 "현재 모형에 집착하지 말고 다양한 분석 기법과 의료계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합리적 변수를 수용해 다각적인 검증을 수행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추계위 결과 발표 후 내년 1월께 자체 추계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한편 추계위는 오는 30일 추가 회의를 열어 최종안을 정리할 예정이다. 지난 8월 출범한 추계위는 인공지능(AI)이 의사 생산성에 미칠 영향 등을 놓고 격론을 벌여왔다. 다만 위원 간 견해차와 의료계의 반발이 큰 만큼 30일에 최종안이 나올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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