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데이터·통지 중단…핵 위기 오판 위험 증폭
러 증강 속도·중국 변수 겹친 '핵 질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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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핵무기 군비통제의 한 시대가 막을 내리는 전환점으로 미·러 간 대화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강대국 간 핵 벼랑끝 경쟁의 새 국면을 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반세기 미·러 핵 통제의 종언 임박…'무제한 군비경쟁' 문턱에 서다
핵 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종료를 새로운 군비경쟁의 시작점으로 본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제임스 액턴 핵정책 공동국장은 FT에 새 군비경쟁의 문턱에 들어섰다며 자신의 생애에 다시 핵무기 숫자를 제한하는 또 다른 조약이 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타트 종료는 반세기 이상 이어진 미·러의 핵무기 제한 시도의 종착점이기도 하다고 FT는 평가했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과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합의에서 시작해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스위스 제네바 회담까지, 상호 불신 속에서도 제한을 시도해 온 흐름이 끝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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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트는 1991년 7월 소련 붕괴 시점에 미국과 소련이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전략핵에 첫 실질적 제한을 가하고, 사찰 체계를 도입해 냉전 이후 군비통제의 틀을 만든 스타트 I을 잇는 조약으로 미·러 간 남아있는 유일한 핵 통제 장치다.
이후 공백을 거쳐 뉴스타트는 2010년 4월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체결한 협정이다. 미·러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550기 이하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전략폭격기 등의 운반체를 700기 이하로 각각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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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약 종료 이후에도 현행 상한을 자발적으로 준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라고 평가했으나 공식 응답은 내놓지 않고, 대신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더 나은 새로운 합의'를 선호한다고 밝혔다고 FT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의 위협을 다루고 제한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을 군비통제 협상에 참여시키고 싶다는 뜻을 반복적으로 말해 왔다고 FT는 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9년 8월 러시아와의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에 탈퇴하고, 중국이 참여한 새로운 핵 통제협정 체결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뉴스타트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2020년 11월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집권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1월 26일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뉴스타트 연장에 합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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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뉴스타트가 2010년 러시아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리셋' 기조 속에서 체결됐으나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그 유지 기반이 사실상 붕괴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러시아는 2023년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했고, 핵실험 재개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부에 러시아·중국과 '동등한 기준'의 핵실험을 재개하라고 지시했지만, 핵무기 폭발 실험인지, 그 운반 능력 시험인지는 분명치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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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트의 핵심 가치는 사찰(inspections)과 수천 건에 이르는 데이터 교환(data exchanges) 및 통지(notifications)로 구성된 검증·통지 체계라고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사무엘 차랍 선임 연구원이 FT에 밝혔다.
하지만 이 체계는 2023년 러시아의 참여 중단으로 이미 완전히 멈춘 상태다.
이러한 검증 체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뉴스타트 미국 측 수석 협상가였던 로즈 고테묄러 전 국무부 차관은 푸틴 대통령의 자발적 준수 제안을 수용하는 것이 '아주 쉬운 선택(no brainer)'이라고 지적했다.
고테묄러 전 차관은 조약이 만료돼 양국이 무제한 경쟁에 나설 경우 미국이 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조약하에서도 신규 핵무기 연속 생산을 지속해 온 반면, 미국은 현대화에 집중해 왔기 때문에 조약의 제한이 사라지면 러시아가 미사일에 핵탄두를 추가하는 속도가 미국보다 훨씬 빠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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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세계가 뉴스타트 조약 만료를 경계해야 한다며 즉각적인 '재앙'이나 핵전쟁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여전히 모든 사람을 경계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앙·핵전쟁의) 시계가 똑딱거리고 있으니, 그들은 분명히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신무기·골든 돔·중국 부상…복잡해진 '핵 고차방정식'
사찰 중단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불신으로 조약에 포함되지 않은 신형 무기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러시아는 핵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 핵추진 무인 수중 체계 포세이돈, 극초음속 무기 오레쉬니크 등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 돔(Golden Dome)'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극도로 도발적이며, 공격·방어 전략무기의 불가분성을 부정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처럼 중국의 핵무기 증강도 뉴스타트 논의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미·러는 전 세계 핵무기의 86%를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의 핵무기고도 최근 수년간 두배로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