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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통합 입법 경쟁 본격화…“같은 틀, 다른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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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2. 03. 18:10

[행정통합, 제도 설계의 시간 上] 출발선에 선 5개 특별법
국민의힘, 대구ㆍ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 제출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국회 의안과에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국회에 모두 제출되면서 광역 행정체계 개편 논의가 본격적인 제도 설계 단계로 접어들었다. 대전·충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등 3개 권역을 대상으로 한 법안들은 통합 이후 지역의 위상과 권한, 재정 특례를 놓고 서로 다른 구상을 담고 있다.

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올라온 행정통합 특별법안은 대전·충남 권역의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 대표발의)과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대표발의), 대구·경북의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및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국민의힘 구자근 의원 대표발의)과 '대구경북행정통합특별법안'(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 대표발의), 그리고 광주·전남 통합을 담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한병도 의원 대표발의) 등 모두 5건이다. 행정통합 논의가 개별 지역의 찬반 공방을 넘어, 구체적인 제도와 권한을 둘러싼 입법 경쟁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섯 법안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모두 광역시와 도를 폐지하고 통합 특별시를 설치하는 방식을 택했으며,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한다고 명시했다. 통합 이후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 지원위원회를 두고, 중앙행정기관의 권한을 단계적으로 이양하도록 한 구조도 같다. 통합으로 인해 기존 광역단체가 누리던 행정·재정상의 이익이 줄어들지 않도록 하겠다는 '재정 불이익 방지' 조항 역시 공통적으로 담겼다.

다만 통합의 목적과 세부 설계에는 차이가 나타난다. 광주·전남 민주당안을 대표발의한 한병도 의원은 "광주와 전남은 생활권과 경제권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에도 행정 구역 이원화로 정책 집행의 중복과 비효율이 지속돼 왔다"며 "인공지능과 에너지, 농어업을 아우르는 통합 특별시를 통해 남부권 핵심 성장축을 구축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산업 정책뿐 아니라 교육과 복지까지 포괄하는 특례를 담아, 통합 특별시를 다양한 정책을 함께 설계하는 구조로 설정했다.

대구·경북을 대상으로 한 두 법안은 모두 통합 특별시를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으로 규정했다. 구자근 의원은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라 생활권과 경제권을 하나로 묶는 국가 구조 재설계"라며 "규제 혁신과 중앙 권한 이양을 통해 통합 지역이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도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임미애 의원 대표발의안은 재정 자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과 지역 내 균형발전 의무를 보다 적극적으로 규정했다.

대전·충남 통합을 둘러싼 법안들 역시 방향이 엇갈린다. 민주당안은 과학·국방 기능을 축으로 읍·면·동 단위까지 권한을 이양하는 분권 구조를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안은 양도소득세 100% 이양 등 구체적인 조세 이양과 광역교통 국비 지원 비율을 법률에 명시하며 강력한 재정 자치권 확보를 전면에 내세웠다. 성일종 의원은 "대전과 충남은 이미 하나의 생활권과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행정 분리로 중복과 비효율이 이어져 왔다"며 "경제·과학 중심도시로 통합해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할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제출된 다섯 개의 행정통합 특별법안은 '특별시 설치'라는 동일한 출발선에 서 있지만, 통합 이후 지역을 어떤 성격의 공간으로 설정할지를 두고 서로 다른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는 요구 수준과 범위가 제각각인 이들 법안을 어떻게 조정·병합할지가 행정통합 논의의 향방을 가를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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