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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직후 현실은 ‘체력 고갈’…육아 부담의 결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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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02. 22. 15:32

비용 부담 18.0%·일병행 17.8%
출산 직후 체감은 경제보다 돌봄
경력단절 25.1%, 취업 전환은 3.2%
ChatGPT Image 2026년 2월 20일 오후 12_42_45
본 이미지는 AI 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본 이미지는 AI 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출산을 가로막는 최대 장벽이 '돈'이라는 통념이 흔들리고 있다. 출산 후 1년 안팎의 엄마의 절반가량은 육아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경제적 부담이 아닌 '육체·정신적 소진'을 꼽았다. 출산 이후에도 일을 이어가는 비율은 절반 수준에 그쳤고, 일을 그만둔 배경으로는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다'는 점이 가장 많았다.

2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4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100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18일부터 9월 1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양육의 어려움으로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듦'을 선택한 비율이 48.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비용이 많이 듦'(18.0%), '일과 자녀 양육 병행의 어려움'(17.8%) 순이었다.

첫째 출산 여부에 따라 체감 강도도 달랐다. 조사 대상 1003명 중 첫째 출산은 738명, 둘째 이상 출산은 265명이었다.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듦'은 첫째 출산에서 50.1%로 절반을 넘었고, 둘째 이상 출산에서는 45.2%로 다소 낮았다. 반면 '비용이 많이 듦'은 첫째 출산(16.7%)보다 둘째 이상 출산(21.6%)에서 높았다. 자녀 수가 늘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경제적 부담보다 육아 초기의 신체적·정서적 부담이 더 크게 체감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A씨(출산 10개월·첫째)는 "출산 전에는 돈이 걱정이었지만, 막상 낳고 나니 통장보다 먼저 바닥나는 게 체력"이라며 "밤잠이 쪼개지고 수유·재우기·기저귀로 하루가 사라지면서 마음이 날카로워지고 죄책감까지 따라온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의 B씨(출산 7개월·둘째)는 "첫째 교육·돌봄 비용이 이미 나가는 상태에서 둘째 비용이 얹히면서 가계가 확 꺾인다"며 "일을 계속해야 버티는데 어린이집 대기, 아이가 아픈 날, 갑자기 쉬어야 하는 날이 반복되면 제도는 있어도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녀 출산을 계기로 성별 간 노동시장 참여 양상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배우자인 남편은 2024년 출산을 전후해 92.4%가 취업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출산 이후 부담이 비용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된 만큼 돌봄 공백 해소와 제도 접근성 개선이 핵심 과제"라며 "육아 초기 소진을 줄일 수 있는 돌봄 인프라 확충과 직장 내 제도의 실효성 강화, 경력 단절을 막는 촘촘한 지원이 함께 작동하지 않으면 출산의 문턱은 낮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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