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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쟁 올인 역대 최악 국감, 차라리 없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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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10. 27. 17:56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막말과 의혹 제기, 정쟁만 벌이다 사실상 끝났다. '이런 낙제점 국감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책 국감은 실종된 채 김건희 여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의혹만 재탕 삼탕 우려먹고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 상임위원장이 의원의 발언권을 박탈하고 대통령 부인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기까지 했다. 수백명의 증인을 불러놓고 질문도 하지 않자 '병풍국감'에 '맹탕국감'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국감 개선책이 나오지 않으면 무용론은 커질 것이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이번 국감을 "정쟁 국감"으로 혹평하고 점수는 'D-'를 줬다. 낙제점과 다름없다는 소리다. 모니터단은 "모든 상임위에서 이재명 대표 수사와 재판, 김건희 여사 의혹으로 감사가 아닌 수사하듯 하는 정쟁 국감"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방어를 위한 방탄 국감을 전개하고, 국민의힘은 선명한 정책 제시와 국민 민생을 챙기는 국감 대신 수적 열세로 퇴장 등 극단 행동을 하며 김 여사 방어에 치중했다"고 비판했다.

무차별 증인 채택부터 문제다. 과방위는 무려 149명을 증인으로 불렀다. 법사위와 행안위도 증인이 각각 85명, 62명이나 됐다. 특히 김 여사 관련 증인만 법사위 40명, 행안위 38명, 운영위 26명이었다. 630개 피감기관 관계자가 국감장에 나왔는데 33.2%인 209개 기관 관계자들은 아예 질문도 받지 못한 채 대기했다. 모니터단은 야당이 정쟁 위한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 22대 국회가 역대 최고 갈등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김 여사와 모친 등 동행명령장이 무려 27건이나 발부됐다.

막말은 더 심각했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가야금 공연을 "기생집"이라고 했다가 사과했다. 장경태 의원은 "국회의원이 김영철 검사 아랫도리를 비호한다"고 했고, 김우영 의원은 논쟁 중 "무슨 소리야 이 XX야"라고 막말을 내뱉었다. 방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구글에 질문하며 "유체이탈화법 스킬을 보고 뽑느냐"고 했다. 외통위에서는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를 피의자처럼 몰아세우자 박 대표가 "이거 뭐 (북한) 최고인민위원회야? 내가 지금 법정에 섰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사회권 남용도 문제였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서울고검 국감에서 혼자 1시간 27분 발언을 했고(의원 평균 15분)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방통위 국감에서 2시간(의원 평균 22분) 발언했다. 의원 질의와 증인 답변을 도와야 할 위원장이 자기 말만 했다. 최 위원장은 아이돌 하니가 등장할 때는 대기하다 사진을 찍고 특별 만남을 가져 말이 많았다. 또 자기를 비판한다고 동료의원 발언권을 박탈했다. 이런 것을 두고 '독재'라고 한다. 상임위원장 교체 필요성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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