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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도 다시 일어나...T1이 증명한 챔피언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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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3. 04. 21:57

위기에서 더 강했던 T1, 험난한 가시밭길 지나 극적으로 차지한 우승
마스터스 방콕 우승을 차지한 T1. /라이엇 게임즈
T1이 2025 발로란트 마스터스 방콕 결승전에서 G2를 3:2로 잡으며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T1의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VCT 퍼시픽 킥오프 결승에서도 DRX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했고, 팀적인 호흡도 완벽하지 않았다. 많은 전문가들은 마스터스 방콕에서 가장 약한 팀 중 하나로 T1을 지목하기도 했다.

하지만 T1은 그런 저평가를 보기 좋게 뒤집었다.

T1은 첫 경기부터 바이탈리티에 2:0으로 완패하며 위기에 몰렸으나 트레이스 이스포츠와 DRX를 잡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EDG에게 패배했지만, 이후 다시 만난 바이탈리티와 EDG에게 복수하며  결승에 올랐다.



마스터스 방콕 결승전 지표. /vlr.gg
결승전에서 만난 G2는 최강의 적수였다. T1 우승을 차지했지만 모든 선수들이 킬/데스 합산에서 음수를 기록할 정도로 G2의 전반적인 경기력이 훌륭했다.

T1은 3세트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역전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고, 4세트와 5세트에서도 숱한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T1은 위기 상황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의 T1은 피투성이로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었지만, 그렇기에 더 값지고 여운이 남는 우승이었다.

◆ 위기 순간마다 팀을 구한 메테오, 유관의 품격
결승전 MVP를 차지한 '메테오' 김태오. /라이엇 게임즈
T1 선수단에서 유일하게 국제전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가 '메테오' 김태오였다. 메테오는 마스터스 디펜딩 챔피언답게 유관의 품격을 보여주며 위기 상황마다 T1을 구원했다.

수많은 명장면 중에서도 4세트 11라운드에서 보여준 클러치 에이스는 T1의 우승을 만드는 데 가장 결정적인 기여를 한 장면이었다. 당시 T1은 앞선 3세트에서 G2 '조그모'에게 1vs4 클러치 에이스를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기에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유관의 품격 보여준 '메테오' 김태오의 클러치 에이스. /VCT 유튜브
4세트에서도 G2에 3:7로 밀리고 있었다. 11라운드에서도 메테오 혼자서 상대 세 명을 상대해야 했다. 해당 라운드를 내주면 8:3까지 밀리는 상황이었기에, 모두가 G2의 우승을 예상하고 있었다.

위기 상황 속에서 메테오의 유관력이 빛났다. 메테오는 스파이크 설치를 방해하러 오는 상대를 각개격파 하는 센스있는 플레이로 클러치 에이스를 해냈고 4세트를 T1의 흐름으로 만들었다. T1은 이 에이스에 힘입어 4세트와 5세트를 연이어 잡고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그에게 결승전 MVP가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 마침내 들어 올린 우승컵, '버즈'와 '스택스'의 감격의 포옹
우승을 차지한 뒤 감격의 포옹을 하는 '버즈' 유병철과 '스택스' 김구택. /VCT 유튜브
T1이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 '스택스' 김구택은 바로 옆에 있던 '버즈' 유병철을 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이 장면은 오랜 시간 한국 발로란트를 응원해 온 팬들에게 큰 여운을 남겼다.

'버즈'와 '스택스'는 발로란트 e스포츠 초창기, FPS의 불모지라 불리던 한국에서 유일하게 해외팀과 맞설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비전 스트라이커즈의 멤버였다. 2022년에는 챔피언스 이스탄불 3위라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뒀으나, 이후로 국제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T1으로 이적한 뒤 맞이한 첫 국제전 결승, 두 선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처절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스파이크 해체자를 침착하게 노리며 클러치를 만든 '스택스'의 노련함. /VCT 유튜브
스택스는 5세트 21라운드, 상대가 스파이크를 해체하려는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게 상대 해체자를 점사하며 라운드를 가져왔다. 0.5초라도 판단이 늦었으면 그대로 매치포인트를 내주는 상황이었다.
결정적인 절약왕을 만든 버즈의 4킬. /VCT 유튜브
버즈 역시 크레딧이 부족한 상황에서 두 번의 절약왕을 만드는 맹활약을 펼치며 T1을 이끌었다. 특히 5세트 6라운드에서 기록한 4킬은 우승을 향한 '버즈'의 집념을 엿볼 수 있었다.

결국 오랜 시간 한국 발로란트 씬에서 고군분투해 온 두 선수는 그토록 갈망하던 국제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버즈'와 '스택스'가 본인들의 손으로 우승을 거머쥐었기에 더 감동이 있었다.

◆ 하나라는 이름으로, 모두가 캐리 가능한 이상적인 팀

'실반' 고영섭의 과감한 해체. /VCT 유튜브
이주의 침착한 연막샷. /VCT 유튜브
모두가 중요 순간마다 슈퍼 플레이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대회 T1의 가장 큰 강점이었다. '실반' 고영섭과 '이주' 함우주도 중요 순간마다 과감한 판단과 정교한 샷으로 T1의 우승을 견인했다.

3세트 26라운드에서 보여준 '이주'의 그림 같은 연막샷, 5세트 3라운드에 선보인 '실반'의 과감한 깡해체까지, 이 장면 중 하나라도 없었다면 T1의 이번 우승은 없었다.

유리한 상황에서 방심하다가 클러치 에이스를 내주고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이 점을 개선하고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점이 T1의 강점이기도 하다. 앞으로 펼쳐질 2025 VCT 퍼시픽 스테이지 1에서 T1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출처 : 플레이포럼(https://www.playforum.net)

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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