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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 아줌마들이 손수 빚은 전통술맛 ‘프로’들도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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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완 기자

승인 : 2025. 03. 16. 10:08

농업기술센터에서 취미로 전통술 배우던 아줌마들
기술 무르익자 법인만들어 약주·생막걸리 생산나서
전국주류품평회서 대상받고, 동해시 특산주 1호 선정
"은은한 과일향·부드러운 질감이 프리미엄급"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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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해시 승지로 동해시농업기술센터 내 농업회사법인 더담(주)에서 박현주 센터 소장(가운데)과 이경희 대표(오른쪽)가 전통주 제조과정을 설명하고 있다./한평수 기자
"동네 아주머니들이 취미 삼아 농업기술센터에서 배워 만든 전통주가 이 정도로 관심을 끌 줄 몰랐어요. 술맛이 좋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에 힘입어 동해시 대표 상품으로 출시됐으니까요."

지난 12일 만난 박현주 동해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연신 싱글벙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들 아주머니 5인방이 국내 대표적인 주류 품평회인 조선비즈의 '2025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탁주부문 대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농기센터에서 개설한 시민 대상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술 제조 기법을 익혔다. 처음엔 단순히 취미로 시작했다. 그러나 2012년부터 전통술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매달려 온 이경희 씨는 달랐다. 정성스럽게 만든 술이 이웃은 물론 시민들까지 즐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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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 농업회사법인 더담(주) 내 전통주 제조 설비들.
그래서 농업회사법인 더담(주)이 탄생했다. 아주머니 4명과 뜻을 같이 했다. 하지만 실제 사업에는 애로사항이 많았다. 박 소장은 "정성과 기술은 있는데 이를 사장하자니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센터 옆에 건물을 짓고 시설과 투자 비용을 지원했습니다. 아주머니들이 신나게 일하니 좋은 술이 탄생한 것 같다"며 법인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2022년말 첫 시제품이 나왔고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공장 차리고 3년만에 대상을 받은 '망상12'는 전문가들로 부터 은은한 맛과 부드러운 질감이 뛰어난 프리미엄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표는 "술을 제조하는데 오로지 해풍을 맞은 동해 최고급 쌀과 찹쌀, 누룩만 들어가고 아스파탐 같은 인공조미료는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어색한 단맛이 없다"고 자신있게 권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생막걸리 제조과정은 동해 쌀을 깨끗이 씻어(세미 과정)8시간 동안 불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를 분말로 만들어 누룩을 혼합해 밑술 과정을 거쳐 일정 시간 숙성 시킨 뒤 1차 덧술을 만든다. 이후 제조비법이 유출되면 안된다며 뜸을 들이더니 씨익 웃고는 결국엔 공개한다. 술 상황을 봐가며 2차 덧술을 하는데 처음엔 백설기, 그리고 찹쌀 고두밥을 혼합하는 덧밥 과정을 거치며 삼향주, 사향주가 나오는데 이런 과정을 거칠 수록 계속 술맛이 좋아진다고 했다. 종합하면 통상 100일 정도의 숙성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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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 농업회사법인 더담(주)이 생산하는 전통주들.
이 대표는 "이러한 제조과정을 거치면 술은 무슨 과일맛이라고 특정 지을 수는 없지만 독특한 과일향이 나 입맛을 당긴다"고 표현했다. 동해시는 아주머니들이 열정과 성실이 빚어낸 전통술이 품질도 인정을 받은 만큼 동해시 특산주 1호로 선정했다. 이 대표는 "술 만드는 사업은 물론 앞으로는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후배들을 양성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술병 모양과 상표 디자인 등이 세련되고 수준이 높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느냐고 물었더니 모두 농기센터 젊은 직원과 아주머니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서 만든 순수 창작물이라고 했다. 생막걸리 상표는 쌀알을 모티브로 짙푸른 동해바다 컬러와 고고히 솟은 추암 촛대바위, 갈매기를 실루엣으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박 소장은 "센터 프로그램을 지금 보다 더 다양화 해 취미가 상품, 시민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역에도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 경제가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담이 제조하고 있는 전통주는 프리미엄 약주 '한섬15(알코올 돗수 15%)' , 프리미엄 탁주 '망상(12%)', 더담 생막걸리(9%) 등 다양하다. 동해시청 연금매장, 망상해수욕장 오토캠핑장, 북평 농업인회관, 쏠비치 삼척 등의 매장에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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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 농업회사법인 더담(주)이 조선비즈의 '2025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받은 탁주부문 대상 상패.
부두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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