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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승계 오디세이]‘뉴일진’ 키 잡은 허정석 부회장… ‘미래성장 씨앗’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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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5. 04. 01. 17:56

⑥ 일진그룹 <中>
성장 정체 고심 속 일진전기 실적 성장
일진전기 의존도 높아 신사업 발굴 숙제
수소차·의료·바이오 장기적 성과 기대
일진그룹의 후계자는 자타공인 허정석 부회장이다. 일진홀딩스를 정점으로 그룹 주력계열사를 거느렸고, 안정적 경영지분도 갖췄다. 허정석 부회장이 그룹 경영일선에 나선 지는 꽤 됐다. 2007년 일진전기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걸 기점으로 하면 벌써 20년에 가깝다. 그동안 허 부회장의 가장 큰 고민은 '성장 정체'였다. 아버지 허진규 회장이 창업한 일진그룹의 외형을 키우고 내실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룹의 확실한 주력인 일진전기 외에 새로운 '날개'를 다는 작업에 집중했다. 그가 낙점한 새 성장동력의 키워드는 '친환경'과 '고령화'다. 성과는 아직이다. 다만 방향성은 잘 잡았다는 게 재계 평가다.

◇2세 허정석이 그리는 'NEW 일진'

허정석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건 2007년이다. 그해 일진전기 공동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듬해인 2008년 지주사 설립 이후에는 일진홀딩스 대표를 맡아 일진전기 등 계열사 사업을 총괄했다. 확고한 후계자로 나선 게 이 때다. 일진전기는 허 부회장 체제에서 승승장구했다. 2007년 매출 7669억원, 영업이익 360억원이던 일진전기 실적은 지난해 매출 1조5772억원, 영업이익 797억원으로 급상승했다. 특히 일진전기는 글로벌 전력 인프라 공급망 확충 열풍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점쳐진다. 일진전기의 상승곡선에 일진홀딩스 실적도 좋다. 작년에만 연결 기준으로 매출 1조8000억원, 영업이익 725억원을 올렸다.

일진전기 실적이 좋지만, 동시에 고민도 깊다. 그룹 전체 매출에서 일진전기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에서다. 허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면서 관심을 기울여왔던 것도 이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선업은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호황도 길지만 불황도 오래가는 등 변동성이 크다"며 "일진홀딩스의 미래를 위해 신사업 발굴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짚었다.

이에 허 부회장은 두 가지 신사업에 주목했다. '친환경'과 '의료'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화석연료 대체 필요성, 그리고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 서비스 수요 확대에 대비하자는 게 허 부회장이 그리는 일진의 '미래'다.

◇아직은 걸음마…'미래씨앗'은 뿌렸다

현재 일진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책임지는 계열사는 일진하이솔루스와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이다. 일진하이솔루스의 전신은 일진소재산업이다. 1999년 설립된 한국복합재료연구소를 지난 2011년 일진그룹 계열사인 일진다이아가 인수했다. 일진하이솔루스의 주력 사업은 '수소탱크'다. 수소차에 들어가는 특수 연료탱크를 현대차 등에 공급한다. 다만, 지금까지 실적은 좋지 않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최근 2년 연속 100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매출 1091억원, 영업이익 28억원에 이어 지난해엔 매출 793억원, 영업적자 95억원을 기록했다. 고무적인 건 현대차그룹이 최근 수소차 사업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관련 산업 생태계가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허 부회장이 꼽은 두번째 신사업은 의료·바이오다. 이 사업을 도맡은 계열사는 알피니언이다. 알피니언은 2008년 바이메드시스템 인수를 통해 설립한 계열사다. 초창기 알피니언은 일진그룹의 네트워크, 영업력이 더해지며 가파른 실적을 이뤘다. 2021년 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와 삼성메디슨 전략마케팅팀장 등을 지낸 박현종 대표를 영입한 이후 2022년 매출 760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이후 적자를 보고 있는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친환경과 고령화라는 키워드는 잘 잡은 것 같다"며 "일진그룹이 현재 전력·전선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수소차와 의료·바이오에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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