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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 대란’ 후폭풍… SKT, 시총 1조 증발·가입자 3만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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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4. 29. 18:11

해킹 사태 10여일새 주가 7% 넘게↓
교체 첫날엔 '3만4000명' 엑소더스
졸속 대처 불만·2차피해 우려 겹쳐
과징금 등 일회성 비용 2000억 추정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가 발생한 지 10일이 지났다. 현장 혼란은 여전하고 소비자 불만도 크다. 이번 사태로 SK텔레콤은 엄청난 유무형의 손실을 봤다. 주가하락으로 시가총액이 열흘 새 1조원 가까이 빠졌고, 가입자도 수만명이 이탈했다. 유심 교체 비용, 과태료 등을 포함한 일회성 비용도 최대 2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SK텔레콤 시가총액은 10여 일 만에 1조원가량 증발했다. 주가하락 탓이다. 이날 SK텔레콤 종가는 5만3400원으로 해킹 사고가 발생한 지난 18일(5만7700원)과 비교하면 7% 넘게 하락했다. 해킹 사태 직후에는 큰 변동은 없었지만, 2차 피해 가능성과 유심 재고 부족 등 이슈가 불거지면서 28일에 이어 이날도 낙폭이 컸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지난 18일 12조3933억원에서 28일 11조5771억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이날(29일)은 11조4268억원까지 내려갔다. 시가총액 순위도 40위로 밀려났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대표이사의 사과, 가입자 대상 유심 교체 등의 조치가 이어지면서 사태의 심각성 및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심화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가입자 이탈도 급증세다. 이달 SK텔레콤 가입자 이탈 규모는 하루 200명을 넘긴 적이 없지만, 26일 1665명이 이탈한 데 이어 유심 무료 교체를 시작한 28일에는 3만4132명이 번호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신규 가입자가 8729명인 점을 감안하면 순감 규모는 2만명을 훌쩍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알뜰폰으로 넘어간 가입자까지 합하면 이탈 규모가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가입자 이탈 방어책으로 스마트폰 구매 지원금을 크게 늘린 상태다. 지난 주말 일부 대리점과 판매점에선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25' 시리즈에 수십만원대 대규모 페이백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이번 해킹 사태는 SK텔레콤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SK텔레콤이 부담해야 할 일회성 비용이 최대 2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개당 3000~5000원인 유심을 전체 가입자(2500만명) 대상으로 무상 교체하는 데 따른 비용은 750억~1250억원으로 추산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28만명이 유심을 교체했고 예약자는 400만명 이상이다. 수백억원대 과징금도 일회성 비용에 포함된다. 이와 관련, 이날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회 예결특위에 참석해 "(SK텔레콤의 해킹 사태와 관련) 하루 정도 더 늦게 신고한 점은 거기에 합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직접적인 재무 부담은 유심 교체 비용과 과징금을 가정하면 10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일회성 비용을 부담하는 수준에서 사태가 진정된다면 주가는 시차를 두고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날 "유심 재고 부족 등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 역량을 총동원해 유심 소프트웨어 변경(유심 포맷) 방식을 개발 중이며, 5월 중순께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방식은 유심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는 것으로, 물리적 교체에 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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