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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후폭풍’ 저축銀… 부실채권 정리·대출자산 확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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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5. 05. 12. 18:01

[위기극복 팔 걷은 저축은행]
① 저축은행 현주소와 과제는
경기·부동산 침체 지속 어려움 가중
부실징후에 M&A도 부담으로 작용
건전성 개선·수익 회복 중요성 커져
저축은행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경기·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외형성장·빠른 수익성을 위한 부동산·건설 중심 대출자산 확대와 리스크 관리에 소홀한 방만한 경영의 후폭풍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저축은행업계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 재편을 노리고 있다. 크게 벌어진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격차를 줄이면서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업구역과 M&A 대상 확대라는 규제완화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부실징후가 나타난 저축은행이 매물이라는 점은 M&A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건전성 제고와 수익성 개선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물량에 대한 부담이 여전한 만큼, 빠르게 부실 PF를 정리해야 한다. 저축은행업계는 4차 공동펀드를 조성하는 등 올해에만 1조원 이상의 부실채권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수익성 개선도 필요하다. 중금리 대출 등 저축은행의 본래 역할인 서민금융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대출자산을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해 보인다. 타사 대비 차별화된 상품·서비스를 위한 디지털·인공지능(AI) 강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9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5758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부동산 PF 구조조정의 여파로 이익 기반이 되는 대출자산이 감소했으며, 부실 대출에 대비하기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 대손비용의 증가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적자폭이 줄어드는 등 긍정적 요인도 존재하지만, 올해도 수익성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실적이 공개된 KB·신한·하나·우리금융저축은행의 순이익을 살펴보면 총 15억원으로 전년 동기(214억원) 대비 93% 급감했다. 대출자산 감소와 대손비용 부담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다른 저축은행도 비슷한 실적 추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체율 등 건전성도 부담이다. 작년 저축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8.5%로 전년 대비 1.9%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은 4.53%로 0.48%포인트 하락했지만, 기업대출이 12.81%로 4.79%포인트 상승했다. 경기·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는 비수도권·주거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고위험 브릿지론 부실 전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연체율 관리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떨어지는 중소형사의 정상화를 위해 M&A를 통한 저축은행 재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영업구역과 M&A 대상 저축은행을 확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면서 힘을 실었다. 교보생명의 SBI저축은행 인수 외에도, OK저축은행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 코스닥 상장사 베셀의 라온저축은행 지분 인수 추진 등 다각적인 M&A가 진행되고 있다.

부실 가능성이 큰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온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인수 후 재무 부담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권에서 이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완화를 원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결국 부실자산 정리를 통한 건전성 회복과 수익성 개선 등 기초체력(펀더멘털)의 개선이 필요하다.

저축은행권은 내달 4차 공동펀드를 조성, 부실 PF 채권 매각에 나선다. 지난 3월 조성된 3차 공동펀드가 2000억원 조성(목표 5000억원)에 그치면서 4차 펀드조성의 중요성이 커졌다. 저축은행권은 올해 1조원 이상의 부실채권 정리를 목표로 내세웠다.줄어든 대출자산으로 인해 악화된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꼽히는 것이 '중금리 대출 확대'다. 본래 역할인 서민금융을 강화함으로써, 안정적인 대출자산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센티브 제공 등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기에 진입한 것도 상품 출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SBI·OK·웰컴·애큐온저축은행 등 상위사들은 적극적으로 중금리 대출 취급액을 늘리고 있으며, 디지털·AI 도입 등을 통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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