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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과 김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70분 정도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는 이종찬 전 민정수석과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 등 6명이 함께했다. 오찬에 앞서 이 전 대통령은 김 후보를 꽉 껴안은 뒤 "내가 깨끗한 김문수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왔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오찬이 끝난 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단일화 문제도 끝까지 진정성 있게 설득하는 모습 보여주면 좋겠다"며 "끝까지 열심히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김 후보에게 전했다고 했다.
이어 김 후보는 정책·공약 관련으로 이 전 대통령에게 지혜를 요청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 뭉뚱그려서 하는 것보다 기업과 중소기업, 대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이런 부분 잘 세분화 한 구체적인 정책·공약을 내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특히 기업이 외국으로 떠나려고 하고 국내 투자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첫째는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 둘째는 노동약자의 현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부장관 역임해서 노동·행정도 해본 김 후보야말로 노동자 문제와 거기서 파생되는 기업 생존 문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며 "그런만큼 김 후보가 당선돼서 한국의 기업들이 더 많이 국내에 남아 노동자들 복지에 도움되는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통령은 국제·관세 문제에도 우려의 입장을 표했다. 이어 "최대한 빨리 대통령 되면 가장 이른 시간에 미국에 가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라"면서 "정보화 사회라 이재명 후보가 아무리 중도다 친미다 얘기하지만 미국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겉으론 어떻게 얘기할지 몰라도 대화가 잘 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우리는 중국과 다르다. 미국과 FTA 체결한 나라라는 강점이 있다. 김 후보가 잘 설득하면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미국 방문하는 것보다 효과가 클 것"이라며 "이 후보가 대통령 되면 국가를 '통치'하는 것이 되고, 김 후보가 되면 국가를 '경영'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런 점에서 이 시대에 과연 국가를 통치하는 대통령이 맞냐, 아니면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대통령이 맞냐"며 "김 후보는 노동자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고, 기업 경영도 잘 알고, 기업을 유치해 본 경험있는 행정가로서도 충분한 경험 쌓았기 때문에 국가 경영할 수 있는 좋은 대통령 되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신 수석대변인은 "오늘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 후보의 오찬 만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외출, 이낙연 전 총리의 지지선언은 김 후보로 여론을 모으는 과정이라고 저희들은 큰 틀에서 해석한다"며 "세세한 당내 문제가 있지만 이런 부분은 민주주의 정당에서 늘상 있는 일이고, 한 사람이 말만 하면 숨도 못 쉬는 그런 정당보다는 저희 정당이 훨씬 민주적이라는 거 보여주는 것. 마음은 김 후보로 하나돼 이번 대선을 반드시 승리한다는 점에서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