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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우크라 ‘항복 문서’ 내민 푸틴...평화협상 전망 암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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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6. 03. 07:07

러-우크라 2차 협상
러 "우크라 점령지의 러 영토 인정·우크라 중립·제3국 군사활동 금지·선거 실시" 요구
로이터 "러, 전쟁 목표 타협 불가...항복 요구"
에르도안 "푸틴·젤렌스키·트럼프 만나자"
(SpotNews)T?RKIYE-ISTANBUL-RUSSIA-UKRAINE-PEACE TALKS
러시아(왼쪽)와 우크라이나(오른쪽) 대표단이 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츠라안궁전에서 2차 평화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가운데는 중재국인 튀르키예 대표단./신화·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츠라안궁전에서 약 1시간 동안 2차 직접 평화협상을 갖고 1차 협상 때보다 더 많은 전쟁 포로와 전사자 시신 교환만을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협상단 대표인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가 제시한 제안을 검토하는 데 1주일이 필요하다며 추가 논의를 연기했다고 밝혔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제안'은 대부분 우크라이나가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이어서 평화협상 전망은 어둡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협상에 앞서 최소 30일간의 무조건적인 전면 휴전 등을 담은 평화 로드맵 구상을 러시아에 제안했었다.

Turkey Russia Ukraine War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츠라안궁전에서 러시아 대표단과 2차 평화협상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AP·연합
TURKEY-UKRAINE-RUSSIA-DIPLOMACY-CONFLICT-TALKS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크렘린궁 보좌관이 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츠라안궁전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2차 평화협상을 마친 후 기자들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AFP·연합
◇ 러시아 "우크라 점령지의 러 영토 국제적 인정·우크라 중립·제3국 군사활동 금지·100일 내 선거 실시" 요구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제안'이라는 각서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과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제3국의 군사 활동 금지를 제안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선거를 치른 후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2년 2월 발발한 전쟁으로 선거를 실시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아닌 친러 정부와 평화협상을 체결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고, 유럽연합(EU)과 영국 정상들이 안전보장 수단의 하나로 구상하고 있는 평화유지군 파견을 거부한다는 것으로 우크라이나와 유럽 우방국이 수용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러시아는 '해결 조건'에서 △ 크림반도·돈바스·신러시아(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미콜라이프·드니프로·오데사)에 대한 국제적인 러시아 영토 인정 △ 우크라이나의 군사동맹 및 연합 미가입 서약, 우크라이나 영토 내 제3국 군사활동 및 외국 군대·군사기지·군사 인프라 배치 금지 △ 군대·무기·군사장비 등 우크라이나 군사력에 대한 상한선 설정 △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제재 해제 및 신규 제재 미부과 서약 △ 적대 행위 피해에 대한 상호 청구권 포기 △ 가스 수송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와의 외교·경제 관계의 단계적 회복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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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템 우메로우 국방부 장관(왼쪽 네번째) 등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츠라안궁전에서 러시아 대표단과 2차 평화협상을 마친 후 떠나고 있다./AFP·연합
◇ 로이터 "러, 전쟁 목표 타협 불가...항복 요구"
우크라 "군사력 제한 금지·러 점령지 주권 인정 불가·배상금 지급"

이에 대해 로이터는 러시아 정부가 오랜 전쟁 목표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항복과 다름없는 러시아의 조건을 거듭 거부해왔다고 지적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평화협정 이후 군사력에 대한 제한 금지,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 대한 국제적인 러시아 주권 인정 불가, 배상금 지급을 제한했다. 러시아는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제외한 돈바스·신러시아의 약 70%를 통제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제시한 '30일 휴전'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와 신러시아 등 러시아 영토에서 철수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어 △ 휴전 후 30일 이내 우크라이나군의 철수 완료 및 재배치 금지 △ 휴전 기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모든 무기 공급 및 정보 데이터 제공 금지 △ 우크라이나 영토 내 제3국 군사적 존재 배제, 외국 전문가의 군사작전 참여 금지 △ 우크라이나의 계엄령 해제 △ 우크라이나의 동원령 중단 및 해제 작업 개시 등을 요구했다.

러시아는 '평화조약 서명 조건과 절차' 항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 시신 6000구를 이송한 직후 모든 조항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날짜가 포함된 정전 각서에 서명하고, 향후 최종 합의에 관한 조약 체결 날짜가 결정되면 30일 휴전이 성립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어 우크라이나 당국은 계엄령 해제 후 100일 이내에 대통령 및 의회 선거 날짜를 발표해야 하고, 양국 간 평화조약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해 승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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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크렘린궁 보좌관이 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츠라안궁전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2차 평화협상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다가오고 있다./AFP·연합
◇ 에르도안 "푸틴·젤렌스키·트럼프, 튀르키예서 만나자"
러·우크라 "전쟁포로 및 시신 교환 합의"

이렇게 협상이 난관에 봉착하자 레제프 티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젤렌스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튀르키예에서 회담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은 회담이 끝난 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는 각각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상자와 중증질환을 앓는 전쟁포로 전원 맞교환, 25세 미만 병사 전원 교환, 전사자 시신 6000구씩을 각각 교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 대표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은 포로 교환 규모가 총 1000명 혹은 그 이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신을 수습할 수 있도록 '전선의 특정 구간에 대한 2~3일간의 특별 휴전'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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