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위주 상장에 지난달 상장사 상장일 평균 수익률 90%대 기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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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신규 상장 기업은 총 36개사(스팩 상장 제외)였다. 이들이 끌어모은 공모 금액은 약 2조1000억원이다. 지난 2월 상장한 LG CNS의 공모액(1조1994억원)이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를 제외하면 시장 열기는 규모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공모액 대부분이 1분기에 나왔다. 1~3월 1조8430억원에서 4월 645억원, 지난달 2046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대형 IPO 공백은 주요 기대주들의 잇따른 상장 철회가 결정적이었다. 올해 최대어로 꼽혔던 DN솔루션즈는 기관투자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고 상장을 철회했다. 예상 시가총액만 5조원에 달했지만 대내외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재무적 투자자(FI)와의 계약 문제를 비롯해,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절차를 중단했다.
이들의 공동 대표주관사였던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실적 확보에 타격을 입었다. 이에 주관사 실적 판도는 KB증권 독주 체제가 형성됐다. LG CNS 상장을 주관한 KB증권은 지난달 말 기준 누적 공모금액 1조2658억원으로 단독 1위다. 미래에셋증권(3466억원)과 삼성증권(2430억원)과의 격차는 세 배 이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DN솔루션즈를 통해 약 2963억원의 인수금액을 기대했었다.
반면 공모 규모 수백억원 수준인 코스닥 상장사에는 자금이 몰렸다. 지난 지난달 신규 상장한 8개 기업 모두 공모가를 웃도는 성적을 냈고 상장일 평균 수익률은 90%에 육박했다. 로봇 기업 나우로보틱스는 지난달 말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324.3% 폭등했다. 화장품 브랜드 달바글로벌도 같은 기간 126.2% 급등하는 등 신규 상장사 8곳 중 4곳이 공모가 두 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따블'에 근접하거나 '따블'(공모가 두 배)을 달성했다.
대형 딜이 줄고 중소형 딜이 흥행하자 대형 증권사들이 중소형 딜까지 적극적으로 수임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KB증권 등은 시가총액 1000억원 안팎의 IPO 주관에 나서며 올해 미래에셋증권은 9건, KB증권은 6건의 IPO를 담당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관세 전쟁 및 경기둔화 우려 등 글로벌 증시 변수들이 하루 단위로 변하는 상황으로 인해 공모가 수준이나 상장 직후 차익실현 가능 물량 등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