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00大기업 영업이익 역대 최고 기록…148조원
삼성전자, 순익은 2000년 이후 연속 1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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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0년~2024년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 영업손익 및 당기손익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매출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 규모는 148조2865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재작년 기록한 영업이익 76조9245억원보다 1년 새 70조원 이상 증가했다. 최근 1년 사이 국내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92.7%나 껑충 뛰었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해 국내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7.4% 수준으로 7%대에 머물렀다. 이 수치는 2000년부터 2024년까지 25개년도 중 상위 10번째에 해당해 중간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1000대 기업의 전체 영업이익은 지난 2000년 당시만 해도 약 28조원에 불과했으나, 2017년에는 129조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조원대에 진입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138조원으로 늘었고, 2021년에는 145조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2022년(106조원)에 이어 2023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다시 반등하며 오름세로 전환됐다.
1000대 기업 중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 톱5에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기아 △현대차 △HMM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지난해 국내 1000대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 1위에 SK하이닉스가 오르며 주목을 끌었다. 이 회사가 영업이익 부문에서 정상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12년에 SK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 2023년에 4조6721억원 넘는 영업적자를 보던 것에서 작년에는 21조3314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과 동시에 1위로 등극해 화제를 모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에 이어 영업이익 2위로 밀려났는데, 재작년에도 현대차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2년 연속 선두 자리를 놓친 쓴맛을 봤다. 삼성전자는 과거 2008년에도 포스코에 영업이익 1위를 놓친 적이 있다. 2002년부터 2024년까지 23년간 연속으로 매출 1위를 유지해 온 삼성전자로서는 영업이익 부문에서 다소 체면을 구긴 셈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매출 덩치는 SK하이닉스보다 3배 이상 컸지만, 영업이익에서는 거꾸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앞섰다"며 "이러한 배경에는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38.3%에 달한 반면, 삼성전자는 5.9%에 불과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만 놓고 보더라도 SK하이닉스는 6조7633억원으로, 삼성전자(1조4692억원)보다 4배 이상 차이난다"며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도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위를 수성할 가능성이 높아 삼성전자로서는 올 하반기에 수익성 강화를 위한 전략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영업이익과 함께 지난해 1000대 기업 전체 당기순이익(순익) 규모도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00대 기업 전체 순익은 134조4629억원으로 이전해 103조5714억원보다 30% 정도 증가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당기순익 비중을 의미하는 당기순익률도 2023년 5.6%에서 작년에는 6.7%로 1년 새 1.1%포인트 상승했다. 6%대 수준인 지난해 1000대 기업 당기순익률은 2000년 이후 7번째로 높은 편에 속했다.
당기순익 1조 클럽에 가입한 곳은 2023년 19곳에서 2024년에는 29곳으로 10곳 많아졌다. 작년에 순익 1조 클럽에 신규 가입한 곳 중 1조원 이상 순익이 증가한 곳은 3곳 있었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는 2023년에 순손실만 4조8361억원이었는데, 2024년에는 17조6403억원 넘는 순익으로 180도 달라졌다.
오 소장은 "개별(별도) 기준 영업손익 현황은 각 기업의 법인세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출발점과도 같다"며 "지난해 정부가 SK하이닉스로부터 3조원이 넘는 법인세를 거둬들인 반면, 삼성전자는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실질적으로 법인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어서 국가 세수 곳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매출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높은 영업이익을 실현해 주주와 투자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주가를 상승시키는 동시에 세수 증가에 기여하는 것도 우리나라 경제 살림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