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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줍줍] 클래식 공연장서 관객 항의로 쫓겨난 아이…누구 잘못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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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항 기자

승인 : 2025. 06. 16. 15:06

앞좌석 찬 어린이에 한 관객이 항의
3시간 공연… 아버지와 아이, 조용히 퇴장
"배려 부족" vs "정당한 권리" 떠들썩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주말, 한 유명 피아니스트의 독주회 공연장에서 성인 관객의 항의로 어린이 관객이 퇴장한 일을 두고 SNS에 목격담이 확산하며 논란이 일었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배려가 부족한 지나친 대응”이라는 비판과 “관람 집중을 위한 정당한 항의”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글쓴이 A씨는 지난 15일 스레드에 "서울의 한 공연장에서 국내 유명 피아니스트의 리사이틀을 보고 왔다"며 "초등학교 저학년쯤 돼보이는 남자아이가 아빠랑 왔더라. 그런데 인터미션 끝나고 아이 앞쪽에 있던 한 남자가 아이를 향해 '너 자꾸 움직이고 의자 발로 차면 집중이 안 돼. 나 이 공연 온전히 즐기고 싶거든?'이라고 말했다"고 썼다. A씨는 "그 얘기를 듣고 아빠와 아이가 조용히 일어나서 나가더라. 뒤에서 보기엔 아이는 얌전하게 잘 보고 있었다. 괜히 미안하고 안타까웠다"고 적었다. 

이 글은 1500개의 '좋아요'와 490여 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큰 관심을 얻었다.

현장에 있었다고 주장한 누리꾼 B씨는 "남자가 아이에게 '몇 살이냐?'며 큰 소리로 말을 거는데, 너무 무례하고 공격적이었다"며 "주의를 줄 거면 아이 아빠에게 했어야지. 아이가 아니라 어르신이었어도 그랬을까"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어린이를 다그친 관객을 향해 "그러려면 집에서 봤어야지", "방해받기 싫으면 주변 자리 티켓을 다 사면 된다", "예민하고 집중 못한 그 사람의 문제", "그 관객 때문에 주변 사람들까지 집중 못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남성 관객의 입장에 동의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대부분의 초등생들은 솔직히 방해꾼이 맞다. 귀한 연주를 듣고 싶어 온 사람들인데 왜 이해해야 하냐"거나 "세 시간이나 되는 긴 클래식 공연에 어린 아이를 데려간 건 무리다",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봐도 발로 차면 신경쓰이는데, 불편할 수밖에", "비싼 티켓값 내고 온 공연인데 당연히 누릴 권리가 있다", "배려는 의무가 아니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어린 아이를 동반한 보호자의 판단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해당 공연은 인터미션을 포함 러닝타임이 180분에 달했으며,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였다.

공연장 내 관객 소음으로 인한 갈등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공연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관람을 방해하는 관객을 ‘관크(관객+크리티컬(critical))'라 부르거나, 숨 죽인 채 관람해야 하는 분위기를 가리켜 ‘시체관극’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최근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이러한 엄숙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크로스오버·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형식의 공연을 시도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김지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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