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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타결] “마스가, 협상타결에 큰 기여… 조선협력 사실상 우리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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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7. 31. 18:01

구윤철 부총리 특파원 브리핑
"트럼프, 韓 조선업 능력 높이 평가"
미국내 선박 건조 빠른 추진 요청
외신들 "일본의 협상 결과와 유사"
李대통령 초기 정치적 성과 평가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한·미 무역협상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한·미 무역협상의 한국 측 수석대표였던 구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 D.C.의 한국대사관에서 진행한 한국 특파원 대상 브리핑에서 "오늘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1500억달러(209조원) 규모의 한·미 조선협력 패키지, 즉 마스가 프로젝트"라며 이같이 밝혔다.

구 부총리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 조선업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미국내 선박 건조가 최대한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추진해 줄 것 요청했다"고 전했다. 구 부총리는 마스가 프로젝트가 "미국내 신규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선박건조, 유지보수(MRO) 등을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마스가 프로젝트가 "조선업 전반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에 기반해 사실상 우리 사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 설계·건조 능력을 가진 우리 조선 기업들이 미국 조선업 부흥을 도우며 새로운 기회와 성장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마스가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한국의 대미 투자 금액이 2000억달러로 일본의 5500억달러 투자와 유사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농축산물 개방과 관련, "농축산물에 대한 미국 측의 비관세 장벽 축소 및 시장개방 확대 요구가 강하게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과채류에 대한 한국의 검역 절차에 대해 문의하며 이에 관심을 표명했다"며 "그러나 우리 협상단의 끈질긴 설명 결과, 미국 측은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추가적인 시장개방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구 부총리는 "비관세 장벽과 관련해 앞으로 검역 절차 개선, 자동차 안전 기준 동등성 인정 상한 폐지 등을 포함해 기술적 사항에 대한 협의도 계속 이뤄질 것"이라며 "오늘 큰 틀의 합의는 마쳤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미국 측과 추가 협의를 통해 채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008년 광우병 사태 때 서울 광화문에 100만 이상이 모인 사진을 준비해 농축산물 개방 이슈가 한국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한 것이 협상에 도움이 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번 합의 전반에 대해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위해 지킬 것은 지켜내면서 감내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 한·미 경제 관계가 심화하고, 업그레이드되는 호혜적인 결과를 이뤘다"고 자평했다.

협상 대표단은 이번 합의 과정에서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러트닉 장관을 워싱턴 D.C. 상무부 청사(24일·29일·30일)에서뿐만 아니라 뉴욕의 자택(25일),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한 영국 스코틀랜드(26일 두차례)에서 만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구 부총리는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스코틀랜드까지 직접 가서 협상안을 설명하면서 정성을 다한 것이 러트닉 상무장관을 감동시켰고, 그가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해서 이날 합의가 예상보다 일찍 이뤄질 수 있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지성이면 감천'이라면서 뉴욕 협상에서 러트닉 장관에게 스코틀랜드에서도 협상이 가능한지를 타진해 '흔쾌히 시간을 내주겠다'라는 답변을 얻어 그곳에서 협상을 이어가면서 '마스가' 프로젝트를 조금 더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협상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한·미 무역 협상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합의는 5500억 달러(약 763조 1800억 원) 대미 투자 등이 포함된 한국의 역내 경쟁국인 일본의 협상 결과와 유사하다"며 "우선 한국의 수출업체와 금융 시장은 즉각적인 안도감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컴퓨터 칩, 배터리, 의약품 등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 중 일부에 대한 관세 불확실성이 있다"며 "또 국방비 증액과 미군 주둔비용에 대한 분담금 문제도 아직 존재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새 정부가 출범한 한국에는 긴 여정이었다"며 "취임 5주 차인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7월 9일로 예정됐던 협상 시한을 8월 1일로 연장하면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다"고 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초기 국내 정치적 성과를 의미한다"고 논평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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