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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한국 패싱’…결속 다지는 미, 일 정상회담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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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8. 21. 00:01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9일 "한국에는 우리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지역 외교 무대에서 '잡역'조차 차례 지지(차례가 가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 우리 국가의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하루 뒤인 20일 "(김 부부장이) 한국 정부의 기만적인 '유화 공세'의 본질과 이중적 성격을 신랄히 비판"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의중이 실린 내용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또 "이재명은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위인이 아니다"라며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실명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또 "보수의 간판을 달든, 민주의 감투를 쓰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 야망은 추호도 변함이 없이 대물림하여 왔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의 잇단 대북 유화 발언에 대해서는 "조항 조항이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북한은 이렇듯 최근 우리에 대해 초강경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을 직접 거론해 막말까지 하는 등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는 직접 대화를 통해 핵보유국 지위 인정 및 관계 개선 모색 움직임을 보여 한반도 안보 상황이 '한국 패싱'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김 부부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대남 담화에서부터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며 우리와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을 "침략적인 전쟁 연습"이라며 남한의 태도를 "맹신, 특등 충견" 등으로 꼬집었다. 반면 북한은 미국과 실무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 부부장은 "우리 국가수반과 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가 나쁘지 않다"며 대화 의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는 북한이 미국의 '완전한 비핵화' 요구를 거부하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핵 군축 등 다른 의제를 통한 북미 관계 개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18일 "핵 무장화의 급진적 확대"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김 부부장이 외교 중추인 외무성에서 "국제무대에서 한국과 외교전에 주력하겠다"고 말한 것은 노골적으로 한국을 건너뛰겠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이는 우리가 외교전에서 북한의 경쟁 상대라는 뜻을 시사하는 것으로, 김 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한반도 안보를 두고 미국을 가운데 놓고 줄다리기 경쟁을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곧 열릴 한·일, 한·미 정상회담이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안보의 중심 역할 재확인과 동맹국과의 결속 강화를 통해 안보의 틀을 한층 굳건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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