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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글로벌 내부통제 ‘플랫폼화’… 해외실적 반등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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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일 기자

승인 : 2025. 12. 16. 17:56

47억원 투입… 해외 점포·법인 통합
리스크 관리로 금융사고 재발 방지

우리은행이 글로벌 내부통제 업무 플랫폼 구축 사업에 착수하며 해외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다. 국외영업점 거버넌스 강화와 신속 대응 체계를 만들어 리스크관리 능력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이 글로벌 내부통제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올해 부진한 해외부문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해외법인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악화되자, 해외 조직 전반의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우리은행은 향후 글로벌 부문 내부통제 강화에 더욱 집중하고, 동시에 수익성 제고를 위한 신사업 추진으로 해외부문 실적 개선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글로벌 내부통제 업무 플랫폼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내년 말까지 47억원 규모 자금을 투입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거버넌스·리스크 관리 등 전방위적인 글로벌 내부통제 강화를 추진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그룹 클라우드를 활용해 서버 DLP(데이터 유출 방지), 이중화솔루션, DB접근제어, 파일전송, 문서보안 DRM(암호화) 등을 포함한 내부통제 및 리포팅 시스템의 새로운 구축이다. 단순한 시스템 교체가 아닌, 우리은행의 해외 점포와 계열사를 아우르는 플랫폼을 새로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플랫폼이 가동되면 관련 주요 업무를 표준화해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국외영업점과 본점의 업무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게 된다. 국외영업점 및 본점 유관부서가 현지 감독당국의 지적사항을 공유하고 대응할 수 있다. 또 내부통제 이상징후 발생 시, 플랫폼이 국외영업점 및 본점 유관부서 담당자에게 경보를 보내 적시에 대응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급락한 해외부문 실적으로 글로벌 내부통제 체계 재구성의 필요성을 느꼈다. 우리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해외법인 순익은 686억원으로 전년(1546억원) 대비 55.6% 줄었다. 지난해 해외부문 실적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중 2등이었지만, 올해는 4등으로 밀려났다. 이는 해외 실적의 대부분을 견인하던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의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적자전환했기 때문이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 568억원을 기록하며 효자 법인으로 자리잡았지만, 올해는 529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의 실적 급락은 대형 금융사고로 인한 대손충당금 부담에서 비롯됐다. 지난 6월 우리소다라은행은 거래 중인 현지 중견 수출기업이 제출한 수출대금 지급보증서 성격의 신용장에서 허위로 의심되는 내용이 발견됐다며 1078억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지난 11월에도 현지 직원의 대출 서류 부정 취급으로 17억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등 올해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4건 중 2건이 해외법인에서 발생했다.

이번 플랫폼 도입으로 해외 점포와 법인에 흩어져 있던 내부통제 체계를 통합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려 해외부문 실적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채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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