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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민법 제750조로 "부부는 혼인 시 남편 또는 아내 한쪽 성을 정해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성씨가 다르면 혼인신고 자체를 받지 않는다. 한국처럼 부부가 각자 본래 성을 유지하는 '자동 별성'이 아니라 강제 부부동성 체제다. 그래서 직장·행정에서 성 변경 불편과 여성 경력 단절 문제가 사회적 이슈다. 예컨대 결혼한 부부 95%가 남편 성으로 통일하며, 주로 여성 쪽이 성을 바꾸는 실정이다. 선택적 부부별성은 "원하면 각자 성 유지" 옵션을 법으로 허용하자는 논의로, 1996년 법제심의회가 도입 답신했으나 30년째 정체 중이다.
조사는 "부부가 원할 경우 결혼 후 각자 결혼 전 이름을 법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질문에 실시됐다. '어느 쪽이든' 포함 찬성 30%(2024년 중의원 선거 때는 69% 찬성), 반대 47%(전회 때는 15% 반대)로 집계됐다. 자민당은 반대 63%, 찬성 15%로 가장 강경하며, 일본유신회는 중립 75%, 중도개혁연합·공산당·레이와신선조는 찬성 우세였다. 국민민주는 과거 법안 제출 경험이 있으나 찬성 68%에 그쳤다.
반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주장하는 '통칭(옛 성) 사용 확대'는 찬성 76%, 반대 14%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으며, 자민당 내 89%가 찬성했다. 이는 별성 도입 대신 여권·운전면허·직장 기록 등 실생활에서 옛 성 병기 허용으로 불편을 해소하는 완화책이다. 한국 독자 입장에선 낯설겠으나, 일본 호적(가족등록) 시스템이 가족 단위 성 통일을 전제로 설계됐기 때문에 별성 도입은 호적 개편 논란까지 불거진다.
기시다 정권 시 입헌민주당 등이 별성 법안을 제출해 28년 만에 중의원 심의에 들어갔으나,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자민·유신 연립 합의로 '통칭 법제화'로 방향을 전환했다. 자민당 단독 3분의2 의석(약 316석)을 확보한 이번 선거 결과는 별성 논의에 제동을 건 셈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정치권 보수 성향 강화 의미가 크다. 자민당 압승으로 개헌 찬성 93%(자위대 명기 80%)처럼 전통 가치 유지 선호가 뚜렷하다. 국민 여론은 별성 찬성 60%대(아사히 조사)로 정치권과 괴리돼 있어, 통칭 확대가 타협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여성 총리 다카이치 체제서 성평등과 가족 일체성 균형 모색이 과제다. 호적 중심 가족관념이 강한 일본에서 별성 반대는 단순 성차별이 아닌 '가족 단위 통합' 우려에서 비롯되며, 자민당 내 63% 반대는 보수 지지층 결집을 반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