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슈리성 화재때 복구 위해 '고향납세' 모금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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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고향사랑기부제 주무부처인 행안부에 따르면 고향사랑기부 지정기부 사업 중 재난관련 사업은 경기도 안성시와 충청남도 서천시 두 개 지자체에서 모금하고 있다.
안성시는 지난 19일부터 117년 만의 폭설에 따른 피해 복구를 위한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 모금을 시작했다.
지난달 27~28일 안성시에 내린 폭설로 8명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하고 농업과 축산업을 중심으로 1827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안성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서 일부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피해 규모가 워낙 커 추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안성시는 고향사랑기부 민간 플랫폼인 위기브와 협력해 '8명 사상, 1827억 피해, 117년 만의 폭설 안성을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지정기부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지정기부는 지자체가 사업을 발굴하면 기부자가 마음에 드는 사업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올해 6월부터 시행됐다.
지자체가 재난·재해 대응에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지역 상권이 침체되자 서천시는 올 6월부터 '서천 특화시장 재건축'을 위한 지정기부 모금을 시작했다. 23일 현재 고향사랑기부 공공 플랫폼 고향사랑e음에서 7340만원가량 모금됐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의 '고향납세' 제도를 벤치마킹해 만들어졌다. 2008년 제도 시행 이후 일본에선 고향납세 제도를 활용해 신속하게 재난·재해 대응을 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현은 2019년 세계문화유산인 슈리성에 불이 나자 화재 발생 3시간 만에 복구를 위한 고향납세 모금을 시작, 목표액의 9배가 넘는 9억4000만엔을 모아 이목을 끌었다.
재해가 발생한 지자체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변 지자체가 대신 고향납세를 진행한 경우도 있다. 2020년 구마모토현 구마촌의 폭우 피해를 돕기 위해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가 고향납세 모금을 대리 접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권선필 목원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적 지원은 집행까지 다소 시일이 걸리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더라도 지원 규모가 실제 피해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와 달리 고향사랑기부 지정기부를 활용한다면 기부 즉시 재난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