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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홈플 지켜 본 국민 70% “MBK, 자구노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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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3. 17. 06:00

대주주가 선임한 경영진, '자금회수' 몰두 지적
경쟁력 강화 등에 투자보단 점포 매각 등 집중
MBK, 홈플러스 인수 활용한 펀드 수익 1조원 넘겨
국민 70% "자구노력 없이 회생신청" 지적
7-MBK파트너스 홈플러스 사태
홈플러스가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 본 국민들 중 70%는 기업회생을 신청하기 전까지 MBK의 '제대로 된 자구 노력이 없었다'는 시각이다.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MBK측이 잇따른 사과와 책임을 담은 입장문을 내고 있지만 아직 실체에 대해선 언급이 없는 상태로, 국민 시각이 얼마나 바뀔 지는 미지수다.

16일 본지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와 함께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지난 13, 14일 양일에 걸쳐 한 조사 결과로, 기습 회생신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담겼다.

이날 MBK측은 긴급히 입장문을 내고 "김병주 회장 또한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지만, 일각에선 오는 18일 홈플러스 사태 관련 국회 정무위 긴급 현안 질의를 앞두고 나온 미봉책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배경은 이미 김병주 회장은 18일 열리는 홈플러스 사태 관련 국회 정무위 긴급 현안 질의에 '불출석'을 통보했을 뿐 아니라 MBK가 "개별회사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업무상 출장을 그 이유로 든 부분이다. 이날 MBK측 사과도 김 회장이 아닌 회사 명의로 낸 입장문이었다. MBK가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이유로 거버넌스 개선을 앞세우고 있으나, 국회불출석과 책임회피 등으로 오히려 거버넌스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특히 '소상공인 결제대금'과 관련해 재정지원안 마련을 언급하긴 했지만, 그 방식과 규모 등에 대해 구체화 하지 않으면서 실체를 가늠할 수 없는 제한적 멘트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앞서 14일 홈플러스 경영진과 MBK파트너스 측은 대국민 기자간담회에서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해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MBK 역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피해자임을 호소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MBK는 홈플러스에 3조 2000억원을 투자한 주주"라면서 "회생절차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주주가 가장 큰 희생을 하는 절차"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자구책 없이 채권자와 협력사,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회생신청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이번 국민 대다수가 자구노력이 없다는 답변의 조사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조사 대상 56.1%는 MBK파트너스의 과도한 차입매수 방식이 홈플러스 기업 경쟁력을 훼손했다고 봤다. 특히 사모펀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한 554명 중에서도 절반 이상(61.4%)이 MBK파트너스의 차입매수가 현 위기를 불러왔다는 데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 하락을 알고도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했던 바 있는 만큼 자구 노력보다는 책임 회피를 하는 것이란 논란도 이어진다. 특히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데 활용한 펀드 운용으로 1조원 안팎의 성과 보수를 챙긴 바 있어 이 또한 무책임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MBK는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해 홈플러스를 인수했고, 이 펀드의 운용 보수로 약 4000억원, 성과보수로 약 700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들은 대주주인 사모펀드가 선임한 경영진들이 회사 경영 개선보다는 펀드 투자자에 이익을 돌려주는데 몰두하다 위기를 초래했다는 시선으로, MBK파트너스의 전반적 기업 인수 및 경영 전략을 재점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지난 14일 김광일 부회장은 경영 실패의 원인으로 전문성이 부족한 MBK인사들이 다수 경영진에 포진됐다는 지적에 대해 "홈플러스는 지난 1년간 다른 국내 경쟁 마트 대비 성장세가 높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능력이나 전략에 대해서 모두 훌륭한 분들"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유통 업황 악화, 코로나 등을 경영 부진 이유로 내새웠지만 본업 경쟁력 강화 등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 또한 경영 실패"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리얼미터가 3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방법은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조사로 진행됐고, 최종 응답률은 3.2%,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 포인트이다. 표본 구성은 무선 무작위 전화(RDD, 100%)로 진행했으며 성별·연령대별·권역별 인구 구성비에 따른 비례할당추출로 표본을 추출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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