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념 넘어 아이들에 초점맞춘 정책 펼칠 것"
인조잔디 운동장 확대·유보통합 등 현장 정책 우선
"학원 아닌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환경 만들겠다"
|
박 위원장은 지난 20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시의회 교육위원회를 이끌면서 내 건 슬로건이 '우리 아이들'이라고 했다. 그는 위원장실 회의 탁자에도 '우리 아이들'이라는 명패를 두었다며 "교육감은 선거를 통해 뽑지만, 사실 교육에 대해서는 진보니 보수니 하는 정치적 이해가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위의 모든 예산이나 정책 집행은 우리 아이들 기준으로 하겠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박 위원장이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정책은 학교 공간 혁신과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이다. 그가 현장을 돌아다니며 느낀 점 중 하나는 학생들이 학업부담과 디지털 기기에 몰입해 밖에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박 위원장은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도 운동장에 나오지 않는다"며 "근데 인조잔디 운동장을 깐 학교에 가보면 쉬는 시간에 나와서 남학생들은 축구하고, 여학생들도 나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아이들이 점점 신체적·정신적 소모가 심각하다"며 "학교 공간 개선 정책이 학생의 신체활동을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어서 인조잔디 운동장 설치를 확대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년에 수요 조사를 해보니 약 250여 군데에서 인조잔디 운동장을 원했는데, 교육청 재원으로만 하기 부담이 크니까 지자체와 매칭을 통해 하려고 한다"며 "프로축구단과의 협력, 복합시설 조성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원하는 학교에는 인조잔디 운동장을 깔 수 있도록 마스터플랜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국가적 과제인 유보통합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 박 위원장은 "유보통합이 국가적 아젠다이지만 현재는 법이 개정되지도 않고 인력 배치, 예산 등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어 현장에서는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이집-유치원의 이해 당사자들도 있어 서울시 유아교육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유보통합 자문위원회를 교육청에 설립해 정책을 다듬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울시 유치원과 어린이집 현황 분석 △관련 재정 분석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체계 구축이라는 3대 전략과제를 통해 서울만의 특징을 살린 유보통합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시의 교육 현실에 대해 박 위원장은 학생들의 기초학력은 떨어지는 반면, 사교육비는 계속 증가하는 모순적 상황을 짚었다. 최근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3년 국어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배 이상 늘었고, 2023년 수학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6.6%에 달한다. 박 위원장은 "학생들의 기초학력은 떨어지고 이에 불안한 학부모들은 학교가 아닌 학원으로 자녀들을 보내는 실정"이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우선 정확히 진단하고, 필요한 교육이 학원이 아닌 학교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교육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교육당국이 추진 중인 △늘봄학교 △기초학력 지원 강화 △고교학점제 도입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등이 실제 학생과 학부모들이 원하는 수준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시행되고 있는지 의문을 표했다. 이에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사회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고 방향을 찾아갈 수 있는 담론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박 위원장은 '진보교육감'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의 관계에 대해 "협치가 잘 되고 있다. 이념이나 정치적 진영 논리가 아닌 아이들을 중심으로 교육청이 운영돼야 한다는 점에 양측이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우호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12년의 국회 비서관·보좌관 생활을 거치면서 국가적 정책 아이디어가 '입안→실행' 되는 절차를 지켜본 박 위원장은 '직접 해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서울시의원에 도전했다. 그는 "'박상혁'이라는 이름으로 정치하는 건 이제 첫 발인데, 얼마나 더 하겠다보다는 지금 맡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 결과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서울교육이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고, 주요 교육 정책의 성공적 안착에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마무리를 짓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