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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의왕시와 의왕시의회,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박현호(무소속)의원은 지난 2023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제주 등지에서 열리는 공공·민간위탁교육에 참석했다.
박 의원은 위탁교육 장소인 제주로 이동하기 위해 김포공항을 이용했는데, 이 중 세 차례는 일반석이 아닌 값비싼 메이저 항공사의 비즈니스석을 예약했다.
특히 그는 올해 3월 27일부터 28일까지 1박 2일 간 제주에서 열린 공공위탁교육에 참석하기 위해 하루 40만 원이 넘는 특급 호텔인 제주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숙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항공료 별도, 이틀 간 해당 호텔에서만 총 89만7000원의 혈세를 쓴 것이다.
이와 별개로 박 의원은 지난 달 16일부터 21일까지 2박 3일 동안 제주에서 열린 교육 당시에는 10만 원 안팍의 저가항공을 이용했는데, 알고보니 그가 사용해야 할 1년 교육비를 전부 소진했기에 결국 개인 돈으로 항공권을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박 의원은 교육을 위해 사용한 경비를 의왕시의회에 청구 했고, 의회는 다른 의원 몫으로 남은 교육비를 박 의원에게 지급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예산 집행을 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의회 규정 상 항공권은 어떤 좌석을 이용하든 문제가 없다. 호텔은 교육 기간이라 매진되서 제주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이용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소속 박혜숙 시의원도 2023년 12월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 간 제주에서 열린 민간위탁교육 이수를 위해 왕복 30만원이 넘는 값비싼 메이저 항공사의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했다.
박 의원은 "당시 기억이 흐릿하지만 교육 일정은 다가 오는데 지역 행사가 많아 항공 티켓을 늦게 발부하다 보니 일반석이 없어 부득이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두 시의원의 해명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교육 참가 통보는 수일 전에 통보했을 것이고, 참가 의사가 있다면 미리 항공권을 예약하면 될텐데 한 시간 거리를 두 다리 쭉 피고 가는 것은 '시민 혈세'를 마치 자신의 쌈짓돈 쓰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철도 도시 의왕시의 대표행사인 '철도축제' 예산은 물론, 매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개최하는 '두발로데이' 운영 예산등을 전액 삭감한 자들이 메이저 항공사를 타고 뽐내는 모습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신들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시민을 위한 예산은 무차별적으로 삭감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지적(知的) 향상을 위해 쓰이는 예산은 후하게 집행하는 등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라며 "시민은 뒷전에 둔 의왕시의원들의 자질에 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왕시의회 관계자는 "현행 공공·민간위탁 교육비 지급에 대해 의회 내부에서도 거론되고 있다"며 "투명한 교육비 지출을 위해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