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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전기차로 재해석된 ‘고-카트’…올-일렉트릭 MINI 쿠퍼&J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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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5. 08. 14. 09:25

MINI 쿠퍼, 전동화 브랜드 전환 시작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3.7kg·m
트랙서 탄 MINI JCW, 속도감 인상적
사진1-올-일렉트릭 MINI 쿠퍼
올-일렉트릭 MINI 쿠퍼./MINI 코리아
전기로 달려도, MINI는 여전히 '장난꾸러기'였다.

첫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차체는 쏜살같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머리 뒤쪽으로 묵직하게 눌리는 가속감과 함께, 노면에서 올라오는 미세한 진동이 시트를 타고 허리로 전해졌다. 조용한 전기모터의 윙- 하는 소리가 귓가를 스치는데, 이게 은근히 중독적이다. MINI 특유의 짧은 휠베이스와 낮게 깔린 차체 덕분에, 마치 작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듯한 '고-카트 필링'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MINI의 전동화 시대를 여는 올-일렉트릭 MINI 쿠퍼와 MINI 고성능 브랜드 JCW 최초의 전기차 올-일렉트릭 MINI JCW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진2-올-일렉트릭 MINI 쿠퍼
올-일렉트릭 MINI 쿠퍼./MINI코리아
◇MINI 쿠퍼 "부드럽지만 예리하게"

올-일렉트릭 MINI 쿠퍼의 외관은 한눈에 '아, MINI다' 싶은데, 더 깔끔해진 모습이었다. 푸른색 차체는 한여름 하늘 같은 시원함을 품은 듯했다. 전면의 원형 LED 헤드라이트와 유니언잭 리어라이트는 여전히 귀여우면서도 당당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직경 240㎜ 원형 OLED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강하게 잡아끌었다. 손끝으로 스와이프하면 그래픽이 부드럽게 넘어가고, 주행 모드를 바꾸면 계기반 색상과 앰비언트 조명이 함께 변한다. 클래식 MINI에서 가져온 토글 스위치는 손가락에 딱 걸리는 촉감이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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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일렉트릭 MINI 쿠퍼 실내 모습./MINI코리아
주행을 시작하면 MINI다운 예리함이 드러난다.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3.7kg·m의 전기모터는 출발 순간부터 힘을 쏟아내고, 제로백은 6.7초다.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국내 기준 300km다.

예전 MINI보다 스티어링이 한층 가벼워져 도심에서는 부드럽게 흘러가지만, '고카트 모드'를 켜면 성격이 180도 바뀐다. 핸들을 조금만 꺾어도 차체가 즉각 반응하고, 노면 요철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불편하다기보다 마치 도로 위와 교감하는 듯한 경쾌함이다. 뒷좌석 공간은 넓진 않지만, 아이 둘 정도 태우고 근교 나들이 가기에도 충분한 듯 보였다.

◇MINI JCW '전기 심장의 트랙 위 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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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일렉트릭 MINI JCW./MINI코리아
올-일렉트릭 MINI JCW는 쿠퍼보다 시각적으로 훨씬 공격적이다. 빨간 루프와 사이드미러캡, 검은색 프론트 그릴과 보닛 스트라이프가 만들어내는 대비는 보는 순간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뒷모습의 체커기 패턴과 리어 스포일러는 '나는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고 선언하는 듯했다.

BMW드라이빙센터 내 위치한 트랙에서 MINI JCW 위에 올라탔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35.7kg·m가 쏟아졌다. 제로백은 5.9초.

그런데 진짜는 여기서부터다. 스티어링휠의 부스트 패들을 당기면 '고카트 모드'가 켜지고, 10초 동안 27마력이 더해진다. 그 순간 전기모터의 음색이 한 톤 낮아졌고, 차체가 꾹 눌리는 듯한 느낌이 더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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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일렉트릭 MINI JCW./MINI코리아
특히 짧은 휠베이스와 단단한 JCW 전용 서스펜션은 코너에서 빛을 발했다. 핸들을 급하게 꺾어도 차는 망설임 없이 노면을 움켜쥐고 돌아나갔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JCW 스포츠 브레이크가 날카롭게 속도를 잡아줬고, 그 짧은 순간에도 차체는 흔들림이 없었다.

실내는 스포티함이 묻어났다. JCW 전용 스티어링 휠과 붉은 패턴 대시보드, 몸을 딱 잡아주는 스포츠 시트가 트랙 주행을 부추긴다. 시트에 앉으면, 마치 레이싱 게임 속 아바타가 된 듯한 기분이다.

두 모델 모두 전기차의 장점인 정숙성과 즉각적인 가속 반응을 살리면서, MINI 특유의 '장난꾸러기 같은' 주행 감각을 고스란히 간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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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일렉트릭 MINI 쿠퍼./MINI 코리아
MINI 쿠퍼는 도심 속 여유를 중시하는 운전자에게 제격이다. 부드러운 가속과 안정적인 주행감은 출퇴근길이나 주말 나들이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장점이다. 반면 JCW는 스포츠 주행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은 소비자에게 어울린다. 한 번 가속 페달을 밟으면 경쾌한 엔진음과 직관적인 핸들링이 운전의 즐거움을 끌어올린다.

MINI의 두 모델은 각기 다른 성향을 지닌 운전자들에 일상과 스릴 사이에서 자신만의 주행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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