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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저출산 극복 힘쓰는 현대해상, 육아휴직 사용률 공시 실수는 ‘옥에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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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승인 : 2025. 04. 03. 18:00

김민혁 증명사진 (3.5x4.5cm)
현대해상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힘쓰고 있는 보험사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업보고서에서 '옥에 티'가 나왔습니다. 육아휴직 사용률이 지나치게 낮게 나왔다는 것이죠. 이는 육아휴직 대상 자녀 연령 기준 설정에서 실수가 있어서였습니다. 실제로 육아휴직 사용률이 올라가고 있음에도 말이죠.

육아휴직 사용 현황 공시가 의무화되면서 현대해상도 관련 공시를 실시했는데요. 최근 현대해상은 이를 정정하기로 했습니다. 육아휴직 제도 사용률 공시와 관련해 정해진 기준이 없어서 기업마다 제도를 쓸 수 있는 자녀 나이 기준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좁게는 출생 1년 이내부터 넓게는 8년까지 기준을 잡고 있는데, 현대해상은 8년으로 기준을 잡으면서 사용률이 떨어졌다는 얘기입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개 대형 보험사(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신한라이프·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의 육아휴직 제도 평균 사용률은 43.67%로 나타났습니다.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한화손보(60%)였고, 이어 삼성생명(59.8%), 한화생명(50.8%), 교보생명(50.6%), 삼성화재(44.7%), KB손보(40.7%), 신한라이프(40.5%), 메리츠화재(39%), DB손보(33.6%) 순입니다. 현대해상은 가장 낮은 17%를 기록했습니다.

현대해상은 육아휴직 대상자의 기준을 출생 8년 이내로 잡아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대상이 많아져 수치가 낮아졌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른 보험사들은 출생 1년 이내의 자녀가 있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해 사용률을 계산했습니다.

현대해상 역시 육아휴직 사용률을 계산할 때 출생 1년 이내를 기준으로 하려고 했지만 정작 계산은 다르게 했다는 해명입니다. 현대해상도 다른 보험사와 같이 출생 1년 이내를 기준으로 하면 사용률이 51.5%가 된다고 합니다. 이에 빠르면 이번 주 중에 육아휴직 사용률을 정정공시할 예정입니다.

육아휴직 사용률 51.5%는 대형 보험사 10개사의 평균에 비해 높은 편에 속합니다. 정정이 이뤄진다면 10개사 중 3위가 되죠. 현대해상은 지금까지 육아휴직 사용을 권장해 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률은 전년(36.8%) 대비 14.7%포인트 증가했죠. 이런 좋은 성과를 두고도 공시에서 실수를 한 건 그야말로 '옥에 티'였습니다.

물론 올해 처음으로 육아휴직 사용 현황 공시가 의무화되면서 시행착오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다만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는 게 중요하죠.

이번 현대해상 육아휴직 사용률 정정공시는 헤프닝에 그쳤지만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해상이 ESG 경영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사소한 실수로 성과를 깎아내리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직원들의 사기는 진작되고, 현대해상의 ESG 노력도 저평가되지 않았겠죠.
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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