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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해야 한다》… 설날에 다시 던져진 ‘한반도 미래’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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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2. 17. 11:59

왜 지금, 다시 ‘통일’인가
‘두 국가론’과의 충돌
통일 로드맵 제시
설날은 본래 가족과 조상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다. 그러나 2026년 설을 맞은 한반도에는 또 하나의 화두가 던져졌다. "우리는 통일을 해야 하는가, 아니면 현상 유지를 선택해야 하는가."

최근 유우익 전 통일부 장관과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등 재야 원로 그룹이 집필한 단행본《통일, 해야 한다》가 출간됐다. 제목은 직설적이다. 망설임도, 조건도 없다. '통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선언에 가깝다.

"통일은 비용이 아니라 생존 전략"

책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첫째, 통일은 감성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이라는 점이다.
둘째, 통일 지향을 포기하는 순간 대한민국은 분단 구조 속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잃는다는 경고다.

저자들은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두 개의 국가"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곧 영구 분단의 제도화라고 본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반도에서의 군비경쟁 심화, 미·중 전략 경쟁 속 종속화, 그리고 통일 비용의 기하급수적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통일은 비용이 아니라 '위험을 제거하는 보험'이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분단이 지속될수록 안보·경제·외교 리스크는 누적되며, 결국 미래 세대가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문제의식이다.

정동영 장관의 '현 체제 유지'론

반면 현 정부의 기조는 다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발언에서 남북 간 '흡수 통일'이나 급격한 체제 통합은 현실적이지 않으며, 상호 체제를 인정한 평화 공존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사실상 장기적 현상 유지에 무게를 둔 접근이다.

이 노선은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조해 온 '두 국가론'과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북한은 최근 헌법 개정을 통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며 통일 담론 자체를 사실상 폐기했다.

결국 질문은 이것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통일 담론을 후퇴시키는 순간, 북한의 '영구 분단 전략'을 추인하는 셈이 되는 것은 아닌가.

전략 환경은 더 가혹해졌다

2026년 한반도를 둘러싼 전략 환경은 10년 전과 차원이 다르다.
중국은 동북아에서 해·공군 활동을 일상화하며 군사적 존재감을 구조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축으로 동맹 재편을 가속화하며, 동맹국의 역할 분담과 방위 책임 강화를 분명히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안보 문서 개정과 반격 능력 확보를 통해 사실상 '보통국가' 노선을 제도권에 안착시키는 단계에 들어섰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동북아 전략 기조는 더욱 직설적이다. 동맹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공동 책임의 주체라는 인식 아래, '강한 동맹·분담 확대' 구조를 전면화하고 있다. 즉, 안보 부담은 공유하되 책임은 각국이 더 크게 지라는 메시지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 상태다. 분단은 곧 강대국 전략의 개입 여지를 남기는 지정학적 변수다. 통일이 다시 거론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것은 단순한 민족적 이상이 아니라, 급변하는 전략 질서 속에서 한반도의 운명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주권적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안보·경제·인구의 삼중 압박

통일을 미루는 대가도 만만치 않다.
대한민국은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직면해 있다. 북한 역시 경제 파탄과 체제 경직성으로 구조적 위기를 겪고 있다. 두 체제가 따로 생존 경쟁을 벌이는 동안 한반도 전체의 총체적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안보 측면에서도 북핵 고도화는 이미 '전술핵 실전화'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일 논의를 접고 평화 공존만을 강조할 경우, 핵을 보유한 채로 장기 분단이 고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일은 이상인가, 현실인가

《통일, 해야 한다》는 통일을 '이상'이 아닌 '정책 목표'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계적 접근, 체제 안전 보장, 국제 협력, 경제 공동체 구축 등 현실적 로드맵도 제시한다.

반면 현 정부 노선은 충돌 방지와 긴장 완화에 초점을 둔다. 단기적 안정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장기적 국가 전략 차원에서는 방향성을 흐릴 수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설날에 던지는 질문

설은 가족이 모여 미래를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한반도의 미래 또한 마찬가지다.

통일을 포기하는 순간, 분단은 영구화된다.
통일을 준비하는 순간, 선택지는 열린다.

지금 대한민국은 '통일을 목표로 하는 평화'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현상 유지를 위한 안정'을 택할 것인가.

설날을 맞아 출간된 이 한 권의 책은 단순한 출판 이벤트가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전략 담론에 던져진 묵직한 질문이다.

통일은 감성의 문제가 아니다.
안보, 경제, 인구, 외교, 그리고 세대의 문제다.

이제 답해야 할 시간이다.
한반도의 미래를 누구의 전략에 맡길 것인가.


0217_김천식 통일연국원 前원장
《통일, 해야 한다》(북랩)는 분단 80년을 향해 가는 한반도에 던지는 정면 승부의 메시지다. 저자는 유우익 전 통일부 장관과 김천식 전 통일연구원장 등 통일·안보 분야 원로 그룹. 제목 그대로 "통일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책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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