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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 “2026년에도 채용 없다”… 경제 불확실성·AI 앞에 멈춘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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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12. 29. 07:47

CEO 66% "해고하거나 그대로 간다"...화이트칼라 시장 급속 냉각
윌러 연준 이사 "일자리 증가 거의 제로, AI 향방 관망하면서 미채용"
4년만 최고 실업률 4.6%, 내년도 유지 전망
USA-ECONOMY/
2022년 7월 8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한 철물점 문에 '직원 모집' 안내판이 부착돼 있다./로이터·연합
미국 기업들이 2026년을 앞두고 경영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지만, 공통된 메시지는 '신규 채용을 하지 않는다'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 확산 속에서 인력 확대 대신 기술 투자와 비용 절감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이다.

◇ CEO 66% "해고 또는 현 수준 유지"… 채용 확대 계획, '소수'

구직 사이트인 인디드의 경제 분석가들은 내년에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의 채용 증가가 있을 것이라며 내년 실업률이 4.6%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라 울리히 경제연구책임자는 "2026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이 이달 뉴욕 맨해튼에서 주최한 최고경영자(CEO) 모임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6%는 내년에 인력을 감축하거나, 현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반면 채용 계획이 있다고 밝힌 CEO는 3분의 1에 그쳤다.

인력 파견업체 켈리서비스의 크리스 레이든 CEO는 "많은 기업이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가올 불확실성으로 인력보다 자본에 대한 투자가 계속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USA-ECONOMY/UNEMPLOYMENT
취업 박람회 안내판이 2021년 9월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 5번가에 설치돼 있다./로이터·연합
◇ 윌러 연준 이사 "일자리 증가율, 거의 제로"… AI가 최대 변수

크리스토퍼 윌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맨해튼 CEO 모임에서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일자리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건강한 노동시장이 아니다"며 "전국 각지에서 만나 이야기해 본 CEO들이 'AI가 어떤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고, 이떤 일자리를 채용하지 않아도 될지' 등 그 향방을 파악하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라 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현재의 고용 정체가 일시적일 수는 있지만, 현재 분위기는 기업들이 단순히 추가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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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찍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 시내 거리 모습./로이터·연합
◇ 미 기업들, '현상 유지 또는 감원' 공식화...화이트칼라 고용 '경색'...실업률 4.6%

기업들의 채용 기피는 고용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11월 미국 실업률은 4.6%로 2021년 9월 이후 4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의료·교육 분야에서는 일자리가 늘었지만, 화이트칼라 노동시장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마존·버라이즌·타겟·UPS 등 주요 기업들이 최근 수개월 동안 사무직 인력을 줄이면서, 근로자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전자상거래업체 쇼피파이의 제프 호프마이스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채용 계획과 관련, "내년에 어떤 방식으로든 인원을 늘릴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이 인력 규모를 유지한 지 2년이 넘었다. 내년을 내다보면 인원 관리에 계속 엄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형 은행 웰스파고의 찰리 샤프 CEO는 내년에 인력이 감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웰스파고의 인력은 비용 절감과 은행 개편 등으로 2019년 약 27만5000명에서 현재 약 21만명으로 줄었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는 것은 경제에 대한 우려, AI가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이뤄진 과잉 고용 조정 등이 원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샤프 CEO는 많은 CEO가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을 꺼려왔지만, AI가 인력 규모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그 영향이 본격화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겠지만, 일을 완전히 다르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이직률은 크게 떨어졌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는 직원 이직률이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내 IBM의 자발적 이직률은 현재 2% 미만으로 과거 평균이었던 7%에서 크게 낮아졌다.

◇ 2026년에도 '큰 변화 없다'… 저이직·저채용 구조 지속 전망

울리히 책임자는 내년 신규 채용 공고가 가장 적은 산업 분야로 데이터 분석·소프트웨어(SW) 개발·마케팅·엔터테인먼트 등 고소득 직종을 꼽고, 의료·건설 등의 채용 공고는 더 많은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그녀는 내년에 경제가 성장한다면 일부 기업이 성장을 위해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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